제2729장
“엄마 안 믿는다 해도 이 일의 중요성에 대해선 알아야지. 다른 사람이 널 순조롭게 배지성이랑 결혼 시킬 수나 있겠어?”
한쪽 다리를 척 내놓은 화연의 모습은 자못 거만했다.
예린도 잘 안다, 지성과의 결혼이 성사되려면 화연이 성호에게 말을 흘려야만 한다는 걸. 이젠 어쩔 수 없다.
“실은 아빠 문 앞에서 엿들은 게 있어. 전에 배지성 집에서 이 집안에 빚진 게 있다나 뭐라나.
이 집 어르신 돌아갔을 때 배지성 할아버지가 직접 찾아와서 아빠한테 약속했대. 아빠랑 그 후대는 조건 없이 그 집안에 요구 하나를 제기할 수 있다고.”
화연이 입을 떡 벌렸다.
“얘가 왜 이렇게 똑똑해! 이런 큰 비밀까지 엿들었네!
네가 그 집안 손주 며느리인가 봐, 이건 운명이야!”
화연의 말에 예린은 좋아 어쩔 줄을 몰랐다.
“그러니까 엄마는 걱정 말고 아빠한테 언질만 해.
배지성 일가가 약속을 얼마나 잘 지키는데. 그 노인네한테 언급만 하면 배지성은 결혼하기 싫어도 해야 할걸!”
“혼 상대가 우리 예쁜 예린인 거 알면 사장님이 좋아 죽을지도 모르지!
걱정 마, 엄마가 꼭 해결해서 너 떳떳하게 배 사장이랑 약혼식 올리게 할게.”
“응!”
윤서는 가까워지는 화연의 발자국 소리에 몰래 자리를 떴다. 그녀가 복도 끝, 아빠의 서재 쪽으로 완전히 사라진 뒤에야 윤서는 다시 조용히 뒤를 따랐다.
나예린을 배지성과 결혼시키려는 심산이라면 어떻게든 그걸 방해해야겠다.
오늘부로 윤서는 두 모녀와 끝까지 싸우기로 마음먹었다.
집안이 쑥대밭이 돼도 상관없다. 어차피 박화연은 나예린을 데리고 이 집에 입성한 날부터 그녀에게 빚진 거나 다름없으니까.
그동안 벌어진 일련의 사건에 단 한 번도 책임을 물은 적이 없다, 지금이야말로 그걸 말끔히 청산할 때다.
박화연에게 어떤 일에든 필히 대가가 따른다는 걸 알려줘야겠다.
“여보, 그날 명문가 자제들 많이 왔는데 마음에 드는 사람 있었어?”
화연의 관심 섞인 질문은 윤서의 혼사를 제법 신경 쓰는 듯 보였지만 실은 하찮은 놈에게 갔으면 하는 게 본심이었다.
골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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