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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42장

게다가 윤서는 헛수고를 한 거나 다름없다, 저 남자는 제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으니까. 속절없는 시간만 흐르며 남아있는 기자들도 갈수록 적어졌다. 그러다 결국 윤서 혼자만 남게 된다. 낮엔 괜찮았지만 밤이 되니 덜컥 겁이 났다. 어쩔 수 없이 윤서는 그 노숙자 앞으로 다가가 물었다. “저한테 대체 무슨 일인지 말하고 싶지 않으세요? 보세요, 다른 기자들 다 가고 저만 남았다고요. 신입이라 해도 더는 선택권이 없다니까요.” 남자는 해진 솜옷 속에 웅크린 채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마치 혼자만의 세상에 갇혀 윤서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처럼. 다른 취재 대상이라면 몰라도 집과 가족을 잃은 사람 앞에서 윤서도 함부로 상처를 들어내진 못했다. 제자리에서 빙빙 돌던 그녀는 발을 탕 구르고는 제 물건을 남자의 앞에 가져왔다. “얘기 안 하면 저도 안 갈 거예요. 누가 더 오래 버티나 두고 보자고요.” 윤서는 그저 앞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길 원치 않을 뿐이다. 속으로는 요행을 바라기도 했다. 어쩌면 완벽한 전세 역전을 할 수 있는 기사가 될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그 곳엔 둘 뿐만 아니라 다른 노숙자들도 존재했다. 바로 그날 밤, 일이 터졌다. 술에 취한 노숙자 하나가 말끔하게 생긴 윤서를 보자마자 슬쩍 다가왔다. 그가 가까이 오기도 전에 술 냄새가 코를 찔렀다. 윤서는 재빨리 담요로 몸을 꽁꽁 감싼 채 고개도 들지 않았다. “스읍—— 어디서 이런 예쁜 게 왔대? 왜 숨어, 부끄러워서 그래? 아저씨가 얼굴 좀 보자.” 남자의 말에 구역질이 났지만 여긴 윤서 혼자 뿐이니 섣불리 모험을 할 순 없었다. 사실 노숙자는 벌써 사흘이나 잠복하며 윤서가 홀로 남기만을 기다렸다. 거기에 술기운까지 올랐는데 이 절호의 기회를 놓쳐서야 되나. “아저씨 만나볼래? 아저씨가 나이는 있어도 여자한텐 잘하거든. 헤헤, 아저씨 따르면 손해 볼 일은 없을 거야. 고개 좀 들어봐, 왜 이렇게 부끄러워 해?” 윤서는 역겨움이 몰려온다. 지낼 곳 하나 없이 밖에서 떠도는 사람이 뻔뻔하게 저런 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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