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56장
그간 함께 지내며 화연은 진작 성호의 성격을 손금 보듯 꿰뚫고 있었다. 그녀가 서럽게 울고 있으니 역시나 남자는 망설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성호가 말을 하기도 전에 윤서가 촉촉해진 눈으로 먼저 입을 열었다.
“아빠, 예린이 아직 어린 애라서 별 의미 없는 말이라는 건 알지만 어른이 가르쳐 준 게 아니면 절대 저런 말은 못해.
세월이 흘러서 이젠 세 사람이 한 가족인 것도 알아. 근데 우리 엄마도 한때 여기서 지냈어, 난 왜 엄마 없는 애라는 소리나 들어야 돼 아빠......”
갈수록 속상했던 윤서의 눈물엔 어느덧 진심이 담겼다.
문득 몸과 영혼이 분리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공중에 떠있는 영혼은 이 상황을 기이함과 조롱 섞인 눈빛으로 지켜보고 있었지만 아빠 앞에서 어쩔 수 없이 연기를 해야만 했다, 아니면 앞길이 갈수록 험난해질 테니 말이다.
가짜 눈물을 흘리며 흐느끼던 화연의 목소리가 잦아들었다. 고개를 숙인 그녀가 남몰래 윤서를 훑어내렸다. 이건 지금 제게 덮어씌우고 있는 건데.
그녀가 가르치지 않았으면 예린이 엄마 없는 딸이라는 말을 하지도 않았을 거라는 뜻이 아닌가?
화연은 이내 다시 소리 내 울기 시작했다.
“윤서야,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난 너희 엄마 자리 꿰차려고 한 적 없어.
너 처음 만난 날부터 좋은 엄마가 돼주기로 마음먹었을 뿐이야.
나도 내 자식이 있어, 입장 바꿔서 네가 얼마나 상처 받았는지도 알아. 그렇다고 아줌마한테 그런 식으로 말하면 어떡하니? 아무리 어른이어도 상처받지 않을까?
아줌마가 빚진 거라 생각하고 다신 아빠 앞에서 그런 근거 없는 거짓말은 안 하면 안될까?
가능하면 아줌마도 네가 더는 그 기자 노릇 안 했으면 좋겠어. 사람들이 아줌마랑 네 아빠한테 뭐라고 하는지 알아?
우리가 독해서 널 쫓아낸 거래.”
화연이 가슴을 두드리며 눈물 어린 눈으로 성호를 바라봤다.
“바깥 사람들 앞에서 난 변명 한마디 못해, 그러다 독한 새엄마라는 소리나 들을까 봐. 비난도 조롱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이때, 예린이 울음을 터뜨리며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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