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96장
윤서를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부성애 이전에 놓인 것들이 수두룩했다.
그럴싸해 보이는 가정, 남들의 부러움을 사는 가정. 이건 다 성호가 고려할 부분이다.
지성은 그런 윤서를 생각하니 가슴이 저렸다. 가능하면 그녀가 이런 걸 겪지 않길 희망한다.
박동성? 박화연?
지성이 침대에서 일어나 앉았다. 최근 들어 박씨 성을 가진 이들이 너무 많다.
“쯧, 나 너무 앞서가네. 세상에 성이 박씨인 사람들이 얼만데.
다 연관돼 있을 리 없잖아?”
다시 누웠지만 30분이 지나도록 잠에 들지 못했다. 정말이지 루시가 서류를 한가득 전해줄 때가 그립다, 차라리 계약서라도 검토할 걸.
하지만 오늘은 집에 가져온 서류가 없었다. 결국 지성은 두 시간을 뒤척이고서야 겨우 잠을 청했다.
다음날 이른 아침, 잠에서 깬 윤서는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지성이 보낸 문자를 확인하기 전까지.
“깨면 문자 보내요, 데리러 갈게요.”
“!”
윤서의 얼굴이 순식간에 화르륵 달아올랐다. 다행히 10분 전에 온 문자다.
부랴부랴 답장하고나니 어제의 창피한 일이 떠올라 윤서는 침대에 얼굴을 파묻었다.
“하늘이시여, 제발 저 좀 놔주세요. 다 잊게 해달라고요.”
마주하고 싶지 않은 현실이나, 그녀는 하는 수 없이 일어나 세수를 하고 캐쥬얼한 원피스로 갈아입었다.
세수를 끝내고 거울 속 제 모습을 볼 땐 마음의 소리 하나가 갈수록 선명해졌다.
다시 그때로 돌아가도 그녀는 여전히 지성에게 속마음을 드러냈을 거다.
지금은 다소 멋쩍지만 지성은 남들과 다르다. 그는 윤서의 말에서 흠집을 찾아내지 않는, 훌륭한 경청자이니까.
생긋 웃던 윤서가 거울을 들여다봤다.
“넌 끝났다 이제.”
얼마 안돼 정리를 끝냈으나, 정작 아래로 달려갔을 땐 지성이 벌써 와있었다.
차 문에 비스듬히 기댄 그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휴대폰을 보고 있다. 윤서의 심장이 또 한번 요동쳤다.
“죄송해요! 오래 기다리셨죠!”
지성은 윤서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미간을 활짝 폈다.
“아니요, 나도 방금 왔어요.
나윤서 씨 오늘은 영 기자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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