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00장

어쩌면 이건 윤서의 근성 때문일지 모른다. 그동안 그녀는 수많은 일을 겪어왔다. 지성이 여기 있지 않았더라면 아마 이런 약한 모습을 보이지도 않았을 거다. 특히 지난 몇 년간, 윤서는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집안사람들은 그녀의 직업을 인정해 주지도 않았고 종종 새엄마 모녀와 다투기도 해야 했지만, 풍찬노숙을 겪는 기자의 삶에 비하면 별것도 아닌 일이었다. 윤서는 평정심을 되찾고 어디서 정보가 샜는지 골똘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박동성에 대한 조사는 줄곧 암암리에 진행됐는데, 지성과 의논한 것 빼곤 누구에게 언급한 적도 없었다. 이 남자는 그들이 오늘 여기 올 거라는 걸 어떻게 알았나? 아니면 그의 수사망을 피하는 능력이 벌써 이 정도라는 건가! 윤서가 지성에게 우려를 털어놨다. 잠시 생각에 잠겼던 그가 윤서에게 되물었다. “다른 사람한테 박동성 언급한 적 없는 거 확실해요? 난 부하 직원들한테 말하긴 했어요, 근데 절대 발설할 리는 없거든요. 게다가 우리가 오늘 여기 온다는 건 아무도 모르고.” 윤서는 그동안 정보가 샐만한 시기가 있었는지 거듭 기억을 되새겼다. 문득 박화연을 떠봤던 게 생각났다, 윤서는 그때 남자의 이름을 언급했었다. “혹시 박화연 아닐까요?” “박화연 박동성, 둘 다 박씨인데...... 왜 그때 박화연을 떠봤는데요, 뭐라도 알아냈던 거예요? 두 사람 연관돼 있죠?” 지성은 그날 문득 들었던 생각이 떠올랐다, 지금 보니 터무니 없는 건 아닌 것 같다. “제가 찾은 건 아직 연결고리가 없어요. 저희 집에 시집 오기 전, 박화연한테 견디기 힘든 시절이 있었다는 것만 알아요. 모녀가 다 언급하길 싫어하거든요. 전남편이 있는 것 같달까요? 박동성이란 확신은 없는데 박화연이 그 이름을 듣자마자 사색이 되더라고요. 두 사람 사이엔 분명 뭔가가 있을 거예요.” “전남편이 박동성일 가능성이 크겠어요. 그럼 오늘 우리가 여기 올 걸 알았다는 것도 그리 놀랍진 않네요. 우리가 알아냈을지도 모른다고 박화연이 시시각각 귀띔했을 거예요, 그럼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