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46장
화연은 성호의 매정함을 진작 알았음에도 그가 이런 야멸친 말을 할 줄 몰랐다.
마치 뱃속의 아이만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달까.
“당신 지금 아들 빼고 다른 건 관심도 없지? 사람이 왜 그렇게 이기적이야?
무턱대고 배 사장 찾아갈 때 윤서 생각이 어떨진 예상해 봤어?
그냥 친구 사인데 당신이 이러면 윤서가 배지성을 어떻게 다시 봐?”
꽤나 일리 있는 말에 성호가 잠시 침묵하다 입을 열었다.
“다 이 집을 위해서잖아. 윤서도 이젠 어른이니까 아빠 선택을 이해할 거야.
적어도 자기 결백이랑 평판은 고려해야지.
이미 벌어진 일이라 우리가 손을 쓴다 해도 모든 사람들 입을 막진 못해.
소문이라도 나면 누가 윤서랑 결혼하려고 하겠어?
윤서가 가진 선택지는 국한적이야, 아빠로서 당연히 나서줘야지.
게다가 당신 뱃속에 있는 애도 우리 재산 물려받아야 되지 않겠어?
나 욕하기 전에 당신 자식이 나예린 하나가 아니란 걸 생각해.”
성호의 눈빛에 화연이 움츠러들었다.
그녀가 잠시 어리석었나 보다.
예린은 앞서 어떻게든 지성과 결혼하겠다며 그들 앞에서 난리를 부렸다.
오르지 못할 나무라는 생각을 왜 못할까, 더군다나 성씨 역시 강제로 바꾼 건데.
뱃속 아이에게 재산을 물려준다는 성호의 말에 화연은 금세 얌전해지고서도 눈가엔 여전히 걱정을 품고 있었다.
“당신도 예린이 고집 센 거 알잖아. 어린 나이에 처음 좋아하는 남자 생겼는데 당신이 배 사장을 윤서랑 엮어버렸어. 예린이가 분명 속상해할 거야.”
화연이 고분고분 무릎에 앉자 성호가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예린이 이제 막 사랑에 눈뜬 거 알면서 그래, 그 나이에 누구 좋아하는 건 이뤄질 수가 없다니까.
아무리 소란 피워도 엄마를 이기기야 하겠어? 이 집은 앞으로 우리랑 아들 거야, 아들 위해서 많이 준비해야지.”
성호가 부드럽게 화연의 배를 어루만졌다. 화연이 픽 웃으며 그의 손등을 두드렸다.
“이제 겨우 몇 개월인데 뭐가 만져지기라도 해?”
“당연하지, 아빠인 난 아들이랑 마음이 통한다고. 만지기만 해도 느껴지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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