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58장
“마침 날씨도 좋은데 마당 탁자에 놔드릴까요? 일광욕하시면서 드시겠어요?”
아주머니가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지금 윤서 대신 화풀이를 한들 별 의미가 없다는 건 안다.
따지고 보면 그동안 윤서는 늘 이런 식으로 당해왔다.
그럴 바엔 차라리 윤서를 그들과 멀리 떨어뜨리는 게 낫다, 괜히 입맛까지 잃지 않도록 말이다.
“그럼 다시 끓여주세요, 이따가 나갈게요.”
아주머니의 팔을 다독인 윤서가 이제야 화연에게 눈길을 돌렸다.
“아줌마, 우리 아빠한테 박동성이랑 무슨 사이인지는 말했어요?”
그 이름에 화연은 신경을 바짝 곤두세웠다. 직전의 여유 넘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뭐? 난 그 사람이 누군지도 몰라. 모르는 사람을 내가 왜 네 아빠 앞에서 언급해?
아빠 요즘 바빠. 딸인 네가 더 이해해 줘야지, 상관없는 일로 골치 아프게 하면 되겠어?”
“아——”
윤서의 눈썹이 툭 튀어 올랐다.
“진짜 상관없으면 또 모를까, 그 사람 아줌마 전남편인데?”
윤서가 웃으며 시선을 돌렸을 때, 예린은 벌써 제자리에 굳어있었다.
엄마의 전남편이라는 사람이 설마 그녀와 연관된 건가?
습관적으로 부인했던 예린은 화연과 눈을 마주치자마자 답을 알았다.
화연이 입을 열기도 전에 예린이 먼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그릇을 탁 밀치고, 젓가락이 바닥에 떨어진 것도 신경 쓰지 않았다.
“다 지난 사람을 왜 들먹여?
전남편이라면서 대체 왜 아빠 앞에서 언급하라는 건데? 아빠 심기 건드리려고 작정했어?”
“아빠 심기 건드리지 않으려고 이러는 거지. 근데 계속 건드리면 나도 더는 안봐줘.
네 친아빠잖아. 그동안 나예린으로 지냈다고 과거를 완전히 끊어낼 수 있을 줄 알아?
쯧쯧, 너한테 이런 아빠 있는 거 알면 사람들이 얼마나 놀랄까? 안 그래?”
예린은 주먹을 말아 쥐고 어금니를 부서질 듯 악물었다.
화연이 걱정스레 손을 뻗었지만 예린은 그것마저 뿌리쳤다. 식탁 모서리에 쾅 부딪힌 화연의 손을 보고 윤서도 화들짝 놀랐다.
“왜 이래? 미쳤어?”
화연이 제 손을 문지르며 고통을 안고 물었다.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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