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59장

어르신도 지팡이를 이끌고 고연화의 앞으로 다가왔다. “연화야 걱정 마렴. 이 일은 할아버지가 잘 훈계해서 너 억울하지 않게 하마!” 고연화가 입꼬리를 살짝 들어올렸다. “네, 할아버지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곁에서 듣고 있던 류예화와 고설아는 어르신이 자신들을 훈계 하신다는줄 알고는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어......죄송하지만 집에 일이 생겨서 저흰 먼저 가보겠습니다!” 고설아도 엄마의 팔을 붙잡은 채 도망치듯 나가며 말했다. “가, 가보겠습니다!” 바람을 가르며 밖으로 내빼는 두 사람을 하인들도 막아서진 않았다. 류예화 모녀는 안중에도 없었던 어르신들이다. 그들의 훈계 대상은 다름아닌 자신들의 체면을 제대로 깎아먹은 하선빈과 강현월! 다시 소파에 자리 잡은 어르신이 두 사람을 향해 콧방귀를 탁 뀌었다. “그래서 더 할 말은 있고?” 강현월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된채 입도 뻥긋하지 못했지만 하선빈은 자신을 이 꼴로 만든 고연화가 여전히 못마땅했는지 이를 바득바득 갈며 반박했다. “아버님, 현월이가 진짜 두 사람 만나서 아가씨 루머 퍼뜨리라고 했어도 그 루머가 가짜라는건 어떻게 증명할까요? 현월이가 아가씨의 진짜 민낯을 보아내고 그걸 퍼뜨리려고 했던거라면요?” 그 말에 순식간에 평정심을 되찾은 강현월이 머리를 재빠르게 굴렸다. “할아버지 할머니, 맞아요 제가 연화 언니 계모더러 폭로하라고 했어요......그 모녀가 연화 언니한테 억울한게 당한걸 보고 있을수만은 없었거든요. 불쌍한 분들한테 이렇게라도 억울함 풀어주고 싶었어요! 방금 모른다고 잡아뗀건 할아버지 할머니가 저 보고 쓸데없는 짓이나 한다고 핀잔 주실까 봐......” 눈물이 주특기인 강현월은 이번에도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꼈다. 하선빈은 속상해하는 딸의 어깨를 감싸주더니 고연화를 쏘아보며 적반하장으로 밀어붙였다. “말 끝마다 가짜 루머라고 하면서 왜 직접 본인이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해명은 못해요? 그런 짓은 한 적 없다고 왜 증명을 못 하냐고!” 단번에 사람들의 시선이 또다시 고연화에게로 집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