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화 그를 돌려줘요
신해정은 원래라면 알람도 맞추지 않고 자연스럽게 눈이 떠질 때까지 푹 잘 생각이었다.
다시 살아난 이번 생에서는 더 이상 팽이처럼 새벽부터 일어나 박준혁을 위해 아침상을 차릴 필요가 없었다. 어차피 그는 먹지 않을 가능성이 더 컸다.
그런데 아침부터 걸려 온 그 재수 없는 전화 한 통이 기분 좋던 잠을 산산조각 내 버렸다. 결국 다시 잠들지는 못했다.
신해정은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드레스룸에서 단정한 오피스룩 한 벌을 골라 입은 뒤, 서랍에 미리 준비해 두었던 이력서를 챙겨 집을 나섰다.
전생에서 그녀는 박준혁의 가스라이팅에 완전히 휘둘려, 졸업하자마자 전공도 꿈도 모두 내려놓고 전업주부의 길로 들어섰다.
그때는 진심으로 그게 행복이라고 믿었다.
지금 생각하면 어리석기 짝이 없었다.
다행히 아직 늦지는 않았다.
그녀가 가장 사랑했던 패션 디자인. 이번 생에서는 그 꿈을 반드시 제 손으로 다시 붙잡을 생각이었다.
신해정은 업계에서 평이 나쁘지 않은 회사 세 곳에 면접 일정을 잡았다. 하지만 현실은 상상보다 훨씬 냉정했다.
하루 종일 발품을 팔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하나같았다.
졸업생이라는 황금 타이틀은 이미 놓쳐 버렸고, 업계를 떠난 2년이라는 공백은 그녀의 이력서를 경쟁자들 사이에서 눈에 띄지 않게 만들었다.
해 질 무렵, 신해정은 지친 몸을 이끌고 택시에 올라타 다시 본가로 향했다.
차창에 이마를 기댄 채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시작이 제일 어려운 법이었다. 오늘이 안 되면 내일이 있었다.
신해정은 그렇게 쉽게 무너질 사람이 아니었다.
택시에서 내려 대문 앞에 다다른 순간, 고개를 든 신해정의 발걸음이 갑자기 멈췄다.
꿈에서도 예상하지 못한 사람이 그곳에 서 있었다.
유채은이었다.
유채은은 얇은 병원복 차림이었다. 얼굴에는 핏기 하나 없었고, 바람이 불기만 해도 금방 쓰러질 것처럼 위태로워 보였다. 보는 사람 마음을 괜히 건드리는 모습이었다.
‘이 여자는 병원에 얌전히 누워 계셔야 할 텐데 왜 여기까지 온 걸까?’
신해정의 머릿속에는 ‘연기’라는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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