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화 여론 공격

신해정은 다음 날 아침, 이렇게까지 체면이 깎이는 방식으로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이 모든 일의 근원은 어제 유채은이 벌인 서툰 연극 사건에 있었다. 휴대폰 화면에는 정교하게 편집된 영상 하나가 미친 듯이 퍼지고 있었다. 영상 속에서 유채은은 얇은 옷차림으로 연약하고도 불쌍해 보였다. 반면 신해정 얼굴에 담긴 냉담함은 유난히도 눈에 거슬렸다. 그녀가 유채은을 따져 묻고, 거짓을 폭로했던 말들은 모조리 깔끔하게 잘려 나가 있었다. 댓글 창은 이미 의도적으로 유도된 여론에 의해 완전히 폭발한 상태였다. [원래 박 교수랑 유채은 씨가 첫사랑이었구나. 억지로 갈라놓은 거네, 너무 불쌍해.] [신해정 진짜 악독하다. 집에 돈 좀 있다고 제멋대로 굴더니, 남의 남자 뺏은 것도 모자라 이제 사람을 벼랑 끝까지 몰아붙이네.] [유채은 씨가 무릎까지 꿇고 빌었는데도 저렇게 냉담하다니, 마음이 얼마나 단단한 거야?] [중병까지 앓고 있는 유채은 씨가 저렇게 괴롭힘당하다니, 완전 현실판 악녀잖아.] 하룻밤 사이에 여론의 방향은 완전히 뒤집혔다. 신해정은 배신당한 피해자에서, 모두가 손가락질하는 악독한 여자가 되어 있었다. 반대로 유채은은 권세에 짓눌리고 중병을 앓으면서도 꿋꿋하게 버티는 가엾은 인물이 되었다. 신해정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욕설들을 바라보며 얼굴에 차가운 비웃음만 띠었다. 이렇게 흑백을 전도하는 수법은 이미 수도 없이 겪어 왔다. 유채은은 이런 식이면 한 판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한 걸까? 너무 순진한 발상이었다. 신해정은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어 처리하게 하고, 원본 영상을 공개할 준비를 하려던 참이었다. 그때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해정 씨, 박준혁 씨가 오셨어요. 지금 아래에서 기다리고 계세요.” 오정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공손함 속에 난처함이 묻어 있었다. ‘박준혁? 왜 여기에 온 거지? 신해정은 미간을 찌푸리며 마음속에서 즉각 경보가 울렸다. 그녀는 곧장 침대에서 일어나 문 쪽으로 빠르게 걸어갔다. “할머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