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화 저 남자는 누구지?
총심사위원의 목소리가 차갑게 가라앉았다.
유채은의 얼굴은 핏기가 싹 가셨고, 입술은 떨렸지만 끝내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진실은 이미 명백했다.
최종 결과에는 아무런 이견도 없었다.
신해정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실력으로 이번 대회의 정상에 올랐다.
시상식이 끝나자, 신해정은 수정처럼 투명한 트로피를 안고 무대 아래로 내려왔다.
플래시가 일제히 터졌고, 기자들의 마이크가 거의 입가까지 밀려들었다.
“신해정 씨, 우승을 축하드립니다! 현장에서 규칙이 변경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유채은 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지금 어떤 입장이신가요?”
질문은 쉴 새 없이 쏟아졌다.
주변에는 축하를 건네려는 디자이너들과 업계 관계자들도 빽빽하게 몰려 있었다.
신해정은 흐트러짐 없는 미소를 유지하며 하나하나 차분히 대응했다.
그러다 문득 군중 속에서 스쳐 지나가는 익숙한 실루엣을 발견했다.
그녀는 정중히 기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그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발걸음 소리를 들은 배정빈이 고개를 돌렸다.
그녀를 확인하자, 그의 표정이 한층 부드러워졌다.
“여기에는 어떻게 온 거예요?”
신해정은 그의 앞에 멈춰 서서 가볍게 숨을 고르며 고개를 들어 그를 올려다보았다.
배정빈은 시선을 낮춰, 빠르게 걸어온 탓에 옅게 달아오른 그녀의 뺨을 바라봤다.
가슴 한편이 미묘하게 흔들렸다.
“우리 회사가 이번 대회의 후원사 중 하나예요. 배현 그룹. 오늘은 회사에서 현장 상황을 살펴보라고 해서 나온 거고요.”
그는 그녀의 얼굴에서 시선을 거두고, 그녀 손에 들린 트로피로 눈길을 옮겼다.
입가에 아주 옅은 미소가 걸렸다.
“축하해요. 무대 위에서 정말 대단했어요.”
담백하고 직설적인 칭찬이었다.
신해정은 조금 쑥스러운 듯 시선을 피했고, 귀 끝이 은근히 달아올랐다.
“고마워요.”
그녀는 배정빈이 배현 그룹 사람이라는 사실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는 그녀의 살짝 어색해진 모습이 귀엽다는 듯 눈빛에 웃음을 더했다.
이런 반전이 오히려 마음을 더 조여 왔다.
그때, 한 스태프가 장비가 든 상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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