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화 자의식 과잉
배정빈의 호흡이 순간 흐트러졌다가 곧바로 가라앉았다. 그는 팔을 풀어 신해정을 바로 세워 주며 말했다.
“조심해요.”
신해정은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얼굴이 순식간에 달아올라 새빨개졌고, 급히 한 걸음 물러나 두 사람 사이의 지나치게 가까워진 거리를 벌렸다.
“고, 고마워요.”
심장은 북 치듯 빠르게 뛰었고, 머릿속은 엉망이었다.
그녀는 감히 그의 눈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다.
배정빈은 붉어진 그녀의 귓바퀴와 어딘가 불안한 눈빛을 바라보다가 시선을 낮췄다.
아무 말 없이 방금 그녀의 허리를 감싸안았던 손을 등 뒤로 돌렸다.
손가락이 미세하게 말려 들어갔다. 조금 전의 부드러운 감촉이 아직 남아 있는 듯했다.
그때, 말쑥한 정장을 입은 중년 남자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얼굴에는 공손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배 과장님, 전무님께서 저쪽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협업 관련해서 몇 가지 세부 사항을 직접 조율하고 싶다고 하셨어요.”
배정빈은 그 말을 듣고 신해정을 바라봤다.
“업무 때문에 잠깐 자리를 비워야 할 것 같아요.”
“아, 네. 얼른 다녀와요.”
신해정은 마침 잘됐다는 듯 손을 내저었다.
배정빈은 그녀를 깊게 한 번 바라본 뒤 고개를 끄덕였고, 이내 스태프를 따라 자리를 떠났다.
그의 뒷모습이 사람들 사이로 완전히 사라진 뒤에야, 신해정은 길게 숨을 내쉬며 달아오른 얼굴을 손으로 가볍게 눌렀다.
‘이게 대체 무슨 반응이야? 그저 우연히 안겼을 뿐인데, 왜 이렇게까지 심장이 뛰는 거지. 정신 차리자, 신해정.’
그렇게 스스로를 다그치고 있던 순간, 등 뒤에서 차갑고 분노가 섞인 남자의 목소리가 아무 예고 없이 울렸다.
“신해정, 너 이제 점점 가리지도 않는구나.”
이 목소리...
신해정의 얼굴에서 핏기가 단번에 빠졌다.
그녀는 급히 몸을 돌렸다.
박준혁이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를 자리에 서 있었다. 잘생긴 얼굴은 음울하게 가라앉아 있었고, 표정에는 적의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신해정은 속이 울렁거렸다.
그녀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박준혁, 병원에서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