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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네 체면만 깎았어

신해정은 박준혁의 말을 듣고 있자니 화가 나서 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더 이상 그와 말다툼을 이어 갈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자기 세계에만 갇혀 있는 사람에게 이성을 기대하는 건, 시간 낭비일 뿐이었다. “그래, 네 말이 맞다고 쳐.” 신해정은 극도로 무성의한 태도로 한마디 던졌다. 그는 더 이상 볼 가치도 없다는 듯, 그녀는 눈길조차 주지 않고 몸을 돌려 이 역겨운 자리를 떠났다. ... 박준혁은 유채은을 데리고 돌아오는 내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유채은은 조수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꽉 움켜쥔 채, 손마디가 하얗게 질릴 정도로 힘을 주고 있었다. 조금 전, 박준혁과 신해정이 말다툼을 벌이던 장면을 그녀는 똑똑히 보았다. 갑자기 유채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미안해, 준혁아. 또 네 체면만 깎았어. 나 그냥 살아 있지 말았어야 했는데...” 박준혁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옆을 보았다. 눈이 새빨개질 때까지 울고 있는 그녀를 보자, 가슴 속에 남아 있던 알 수 없는 짜증은 죄책감으로 바뀌었다. “네 잘못 아니야.” 유채은은 더 크게 흐느꼈다. 목소리는 잔뜩 잠겨 있었다. “초안 완성하고 나서도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다고 느껴서, 스튜디오 동료한테 수정을 부탁했어. 그런데... 그런 줄은 정말 몰랐어.” 이름은 밝히지 않았지만, 책임은 깔끔하게 다른 사람에게 떠넘겼다. 박준혁은 의심 없이 그녀의 말을 믿었다. 그는 한 손을 뻗어 유채은의 손등을 가볍게 두드렸다. “그만 울어. 이건 내가 정리할게.” “응...” 유채은은 고개를 숙인 채 좌석에 몸을 기댔다. 눈물은 입가를 타고 흘렀지만, 눈동자 깊숙한 곳에는 차가운 독기가 서려 있었다. ‘신해정, 절대 그냥 두지 않겠어.’ 다음 날, 세나 스튜디오의 분위기는 숨 막힐 듯 가라앉아 있었다. 유채은의 표절 사건은 결국 스튜디오 내부 동료 간의 고의적인 보복으로 결론이 났다. 에이미는 한민정의 사무실로 불려 들어갔다. 십여 분 뒤, 그녀는 종이 박스를 안은 채 넋이 나간 얼굴로 나왔다. 눈가는 새빨갰다. 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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