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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화 부부끼리

배정빈의 짙은 눈동자가 붉게 물든 그녀의 귓바퀴에 머물자 시선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알겠어요.” 그는 이유를 묻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을 뿐이었다. 신해정의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녀는 필요한 물건들을 적은 메모를 건네줬다. 배정빈은 종이를 받아 꼼꼼히 훑어본 뒤 정성스럽게 접어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손을 들어 따뜻한 손끝으로 그녀의 살짝 찌푸려진 미간을 가볍게 쓸어내렸다. “걱정하지 마요. 금방 올게요.” 신해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배정빈은 병실을 나서며 조용히 문을 닫았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유리창 너머를 바라보자, 신해정이 몸을 숙여 조심스럽게 할머니의 이불을 덮어 주고 있었다. 부드러운 얼굴, 가득한 걱정. 저렇게 가느다란 몸으로 너무 많은 것을 짊어지고 있었다. 그는 모든 걸 대신해 주고 싶었다. 그녀를 품 안에 넣고, 세상의 무게에서 떼어 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는 알고 있었다. 그녀는 보호받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그녀는 충분히 강했다. 배정빈은 휴대폰을 꺼내 진태오에게 전화를 걸었다. “윤재일은 어디에 있어?” 전화기 너머에서 잠깐의 정적이 흘렀다. 진태오는 잠시 망설이다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도련님은 현재는 몰디브에서 휴가 중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공기가 얼어붙었다. 배정빈의 미간이 깊게 접혔고 주변의 기류가 단숨에 차갑게 가라앉았다. “오늘 밤 12시 전까지 병원에 도착하게 해.” 목소리는 서늘했다. “그게 안 되면 영원히 돌아오지 말라고 전해.” 통화는 단번에 끊겼다. 진태오는 휴대폰을 쥔 채 이마에 맺힌 식은땀을 훔쳤다. 멀리 있는 윤재일을 떠올리며 속으로 한숨을 삼킨 뒤 각오한 듯 전화를 다시 걸었다. 한편, 배정빈은 병원 근처의 24시간 편의점으로 들어섰다. 신해정이 적어 준 목록을 하나씩 확인하며 물건을 골랐다. 수건과 칫솔부터, 여성용 개인 위생용품까지. 하나도 대충 고르지 않았다. 점원은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잘생긴 남자가 생리대를 들고 브랜드와 규격을 꼼꼼히 비교하는 모습을 흘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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