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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화 윤재일

“시간이 늦었어요. 내일 출근도 해야 하잖아요. 얼른 들어가서 쉬세요.” 배정빈은 손에 들고 있던 걸 멈추고 몸을 돌렸다. “여보는요? 내일 어떡해요?” 신해정은 그가 계속 부르는 ‘여보’라는 호칭에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진 상태였다. 심장이 여전히 한 박자쯤 늦게 뛰기는 했지만 겉으로는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한 대표님한테 전화해서 휴가는 이미 받아 놨어요.” 할머니가 이런 상황인데 일할 마음이 들 리 없었다. 배정빈은 그 말을 듣고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 위에 얹었다. 따뜻한 손바닥이 머리칼을 가볍게 눌렀다. “알겠어요.” 목소리는 낮고 부드러웠다. “무슨 일 있으면 언제든 전화해요.” 신해정의 마음이 조용히 데워졌다. 누군가에게 이렇게까지 신경 써진다는 감각은 정말 오래간만이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를 병실 문 앞까지 배웅했다. “조심히 가세요.” 배정빈은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가 이내 돌아섰다. 그의 키 큰 뒷모습이 복도 끝으로 사라질 때까지, 신해정은 시선을 거두지 못했다. 문에 등을 기댄 채 길게 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몰랐다. 문을 닫는 바로 그 순간, 침대에 누워 깊이 잠든 줄 알았던 노인이 천천히 눈을 떴다는 걸. ‘저 두 사람 참 좋아 보이네. 말만 번지르르한 박준혁보다야 백 배는 낫지. 그런데 우리 해정이는 언제 저 사람을 알게 된 걸까.’ ... 깊은 밤, 병실 문이 갑자기 거칠게 열렸다. 신해정은 화들짝 놀라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문 쪽을 바라봤다. 요란한 차림의 남자가 숨을 헐떡이며 뛰어 들어왔다. 손은 바쁘게 옷매무새를 정리하고 있었고, 입에서는 혼잣말이 쉴 새 없이 흘러나왔다. “아이고, 세 시간이나 늦었네. 그 인간 나 오늘 진짜 잡아먹는 거 아니야? 아니, 비행기 지연된 걸 나보고 어쩌라는 거야.” 신해정은 낯선 남자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이 밤중에, 이런 차림으로 VIP 병실에?’ 윤재일은 한참을 숨 고른 뒤에야 병실 안을 둘러봤다. 늙은 사람 하나, 젊은 사람 하나. 침대에 누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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