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화 서울에서 떠날게
고은정은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답답했고 가슴을 가득 채운 분노가 억울함으로 변했다.
그녀는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고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로 울먹이며 말했다.
“이게 다 그 유채은이라는 년 때문이잖아! 그년이 밖에서 온갖 말썽을 부리고 다녀서 내가 이 나이에 너희 집안 어른들한테 끌려가서 욕을 먹었는데, 넌 어떻게 엄마한테 이럴 수가 있어?”
박준혁의 짜증이 더 짙어졌고 이게 큰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벌떡 일어나 고은정을 내려다보며 늘 그랬듯이 얼굴에는 거만함이 가득했다.
“엄마, 난 해정이네 집안의 도움이 필요 없어.”
박준혁은 서울 최연소 흉부외과 전문가이니 자신의 손으로 쟁취한 지위와 명성이 있어 처가의 도움 따위는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하지만 고은정은 고집을 부리는 아들 때문에 너무 화가 나 심장이 아플 지경이었다.
그녀도 벌떡 일어나 박준혁을 가리키며 말했다.
“너... 이...”
고은정은 자기 아들한테 말이 안 통한다는 것을 깨닫고 그를 한참 노려보다가 이를 갈며 겨우 한 마디 짜냈다.
“너 언젠간 후회할 거야!”
말을 마치고, 그녀는 자신의 가방을 움켜쥐고 빠른 걸음으로 밖으로 나갔다.
또다시 “쾅!”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닫혔고 세상이 드디어 조용해졌다.
박준혁은 제 자리에 서서 얼굴이 잔뜩 굳어 있었다.
고은정이 떠나고 나서 또 누군가가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유채은이 돌아온 것이다.
그녀는 현관에 서 있었고 몸에는 흰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지만, 얼굴색은 원피스보다 더 창백했다.
그리고 눈가가 빨간 것으로 보아 조금 전에 크게 운 듯했다.
유채은은 표정이 안 좋은 박준혁과 그의 발에 차여 쓰러져 있는 쓰레기통을 한눈에 발견했다.
그녀는 조금 전에 고은정이 왔다 갔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일부러 문 앞에서 고은정의 차가 떠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들어왔다.
타이밍이 아주 좋았다.
이제 그녀가 등장할 차례였다.
유채은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소리 없이 울고만 있었다.
박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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