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화 잘나서 참 좋겠네요
신해정은 박준혁의 멱살을 움켜쥔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손가락 마디는 하얗게 질려 있었고 손등에는 핏줄이 선명하게 도드라져 있었다.
체면을 완전히 잃은 모습이었다.
지금 이런 식으로 박준혁 앞에서 감정을 드러내는 건 옳지 않았다.
오히려 그를 더 우쭐하게 할 뿐이었다.
신해정이 손을 놓자, 박준혁은 그 반동에 비틀거리며 의자 등받이에 세게 부딪혔다.
그녀는 한발 물러서 약간 흐트러진 옷깃을 정리했다.
그렇게 눈에 서려 있던 붉은 기운도 서서히 가라앉았다.
신해정은 그를 바라보는 것조차 역겨워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몸을 돌렸다.
“답 기다릴게.”
등 뒤에서 박준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크지 않은 음성이었지만 독을 머금은 바늘처럼 그녀의 등을 찌르듯 파고들었다.
“채은이 병은 그렇게 오래 기다려줄 수 없거든.”
그의 입가에는 이미 모든 걸 손에 쥔 듯한 확신의 미소가 걸려 있었다.
그는 그녀를 끝까지 몰아붙일 생각이었다. 과연 언제까지 버틸 수 있는지 지켜보겠다는 듯이...
신해정의 발걸음이 잠시 멈췄다.
양옆으로 늘어진 손이 서서히 주먹으로 말려 들어갔다.
비열한 박준혁은 언제나 그녀의 약점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았다.
그러나 그녀는 끝까지 뒤돌아보지 않고 걸음을 재촉했다.
단호한 그녀의 뒷모습은 이내 문밖으로 사라졌다.
...
윤재일은 문틀에 기대선 채 이 모든 장면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았다.
그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박준혁의 얼굴에 가득한 그 잘난 미소를 바라봤다.
‘쯧쯧쯧... 정말 정떨어지는 인간이군.’
윤재일은 요 며칠, 진태오에게서 사건의 전말을 모조리 캐내 상황을 훤히 파악해 둔 상태였다.
배정빈 같은 만년 고목이 평생 처음으로 마음을 준 사람이 생겼는데 친구로서 모른 척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눈앞의 이 박준혁은 모든 일의 원흉임이 분명했다.
윤재일은 사무실 안으로 느긋하게 들어와 뒤로 손을 뻗어 문을 닫았다.
조금 전까지의 장난기 어린 태도는 사라지고 의사 특유의 냉정한 시선이 내려앉았다.
“박 교수님, 여긴 사무실입니다. 소란 피우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