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화
신씨 가문 본가를 나서는 신재영의 모습은 모든 힘을 잃은 유령과도 같았다.
최은영 곁에 있던 노인은 그런 그의 텅 빈 눈빛을 보고 저도 모르게 걱정을 드러냈다.
“여사님, 도련님이 어쩌다 저렇게 되셨을까요? 결국 강씨 가문과는 정략결혼일 뿐인데요...”
최은영은 살짝 손을 들어 그녀의 말을 막았다.
“저 멍청한 놈은, 진작부터 이설이한테 마음을 줘 놓고도 그걸 알아채지도 못한 거죠.”
최은영은 답답하다는 듯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한 번쯤 제대로 고생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그래야 자기 마음이 뭔지 알게 될 테니까요. 다만... 소중한 사람을 다시 찾을 수 있을지는, 두 사람 사이에 인연이 남아 있는지에 달렸겠죠.”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신재영은 멍하니 정신을 놓고 있다가 하마터면 사고를 낼 뻔했다.
서재로 돌아온 그는 넥타이를 거칠게 잡아당겼고 정체 모를 초조함과 불안이 다시 마음을 휘감았다.
방금 최은영과의 대화 속에서 그는 분명히 깨달았다. 강이설은 단 한 번도 강지연에게 해를 끼친 적이 없었다는 걸. 그가 믿었던 모든 상처와 모함은 전부 강지연이 꾸며낸 연극이었다.
강이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하나만을 원했다. 그와 이혼하고 그의 곁을 완전히 떠나는 것.
‘그런데 왜?’
‘왜 강이설은 나한테 시집와 내 마음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고 이렇게 단호하게 떠나버린 거지?’
그는 가슴속에 뒤섞인 이 감정이 무엇 때문인지 설명할 수 없었다.
분명 결혼 전에는 강이설과의 결혼은 사랑과 무관한 정략일 뿐이라고 자신에게 말해 왔다. 그런데 그녀가 정말로 떠나자 신재영은 이렇듯 허전하고 커다란 상실감에 휩싸였다.
신재영은 이 모든 혼란을 강지연이 자신이 생각했던 것처럼 순수하고 선량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돌렸다.
사실은 강지연에게 속았기 때문에 마음이 어지럽고 정신이 흔들린 거라고 그렇게 믿고 싶었다.
그 생중계 이후 강지연은 그에게 쫓겨났고 강씨 가문 역시 체면을 구긴 이 딸에게 분노를 쏟아냈다.
강혁재는 회사 일로 눈코 뜰 새 없었지만 가문의 어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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