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화
신재영은 강지연을 태우고 신씨 가문으로 돌아오는 내내 마음이 복잡했다.
머릿속에는 병상에 누워 지나치게 수척했던 강이설의 얼굴이 스쳤다가 투명한 차창에 비친 강지연이 그의 품에 안겨 은근한 기세등등한 미소를 드러내던 모습이 겹쳐졌다. 두 사람의 얼굴이 뒤섞여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조차 분간하기 어려웠다.
“재영 오빠, 또 딴생각해요?”
강지연의 서운한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그녀는 그의 팔을 꼭 끌어안고 몸을 바짝 붙였고 머리칼 사이에서 짙은 향수 냄새가 풍겨왔다.
신재영은 무심코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오래전에 강지연에게 향수에 들어가는 성분 중에는 임산부에게 적합하지 않은 것들이 많으니 향수를 줄이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강지연은 그때 애교를 부리며 알겠다고 했지만 결국 다시 향수를 뿌리는 습관으로 돌아갔다.
향은 너무 짙어 코를 찌를 정도였고 그 냄새는 오히려 강이설에게서 나던 차갑고 은은한 향을 떠올리게 했다. 초조함과 답답함이 걷잡을 수 없이 치밀어 올랐다.
“좀 피곤해. 너도 먼저 쉬어.”
신재영은 팔을 빼내고는 몸을 돌려 서재로 향했다. 그는 강지연의 눈에 스쳐 간 음침한 빛을 보지 못했다.
서재에서 걸려오는 전화들 가운데 그가 원하는 소식은 하나도 없었고 대신 컴퓨터 화면 속 그가 보고 싶지 않은 실시간 검색어의 열기만 점점 치솟고 있었다.
[불륜 쓰레기 남자, 내연녀 키우다 충격적인 소식 알게 되다]
대상을 콕 집은 제목은 네티즌들의 열띤 토론과 함께 순위를 치고 올라가더니 결국 붉은 바탕에 흰 글씨의 ‘빅뉴스’ 표시를 달고 단숨에 1위에 올랐다.
신씨 가문과 강씨 가문이 아무리 돈과 인맥이 많아도 대중의 입을 막을 수는 없었다.
[이게 무슨 막장 드라마야? 형부가 처제랑 바람났는데, 처제가 임신한 애는 또 자기 애가 아니라니!]
[아니, 그런데 이 둘 원래 연인이었다면서요? 처제가 도망쳐서 결혼 안 하니까 강이설이 대신 시집간 거래요. 그 몇 년 동안 강이설이 두 집안 협력을 위해 얼마나 애썼는데, 서울에서도 유명한 내조의 여왕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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