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그리고 정민기의 얼굴도 정확히 같은 타이밍에 얼어붙었다.
‘평생을 함께할 남자를 찾는다고?’
정민기가 그럴 리 없다며 입을 열었다.
“대표님, 거짓말일 겁니다. 사실 아까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전 남자 친구랑 둘이 무슨 얘기를 나눴거든요. 아무래도 그것 때문에 생각이 바뀐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니까...”
말을 다 마치기도 전에 통화가 끊겨버렸다.
한태현은 전 남자 친구라는 다섯 글자를 들은 순간 이미 감정이 컨트롤되지 않았다.
그래서 티 나지 않게 이어폰을 뺀 후 그대로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 그러고는 테이블 위에 있는 와인병을 보며 이런 생각을 했다.
인사불성인 채로 아이를 갖게 하면 더 이상 전 남자 친구 생각 같은 건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그는 비즈니스 할 때 상당히 공격적인 타입으로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도 그런 생각이 들자마자 바로 그녀에게 술을 따랐다.
“감정이라는 건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만약 우리 사이에 감정이 싹트면 그때는 진짜 부부로 살 수도 있는 거죠.”
“한태현 씨는 비즈니스 파트너 같은 여성분을 원하시잖아요. 하지만 저는...”
“너무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려고 하시네.”
한태현은 와인을 들어 올리며 느긋하게 말을 이었다.
“확실하게 말할게요. 나는 소은지 씨가 원하는 건 뭐든 줄 수 있어요.”
소은지는 술이 잘박하게 깔린 그의 와인잔을 바라보며 아주 잠깐 멈칫했다.
‘뭐든 줄 수 있다고? 만약 내가 원하는 게 박현우와 주나연의 죽음이면?’
소은지도 느끼고 있었다. 어제 이후 스스로가 마치 온몸에 가시가 돋아난 사람처럼 아주 독해졌다는 것을 말이다.
소은지는 와인잔을 들어 올린 후 한태현의 와인잔과 가볍게 부딪쳤다.
“음... 말씀은 너무 감사하네요. 하지만...”
하지만 소은지의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미안함에 고개를 든 채 잔에 든 와인을 한꺼번에 다 마시려고 했다.
그런데 고개를 드는 바람에 오랜 기간 굶주려 온 늑대에게 하얗고 가는 목을 드러내고야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