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화
소은지의 눈동자에 어려있던 희망의 불씨가 조용히 꺼졌다.
소은지는 넋이 나간 얼굴로 한때 그녀의 든든한 방패막이였던 남자를 바라보았다. 감정이 싹 다 메말라 이제는 아픔도 느껴지지 않았다.
“내가 정말 죽었으면 좋겠어요?”
소은지의 목소리는 무서울 정도로 평온했다.
그녀의 머리카락은 바람 때문에 완전히 헝클어져 있었고 얼굴은 꼭 죽은 사람처럼 혈색 하나 없었다.
하지만 박현우는 그 모습을 보고도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여전히 냉랭하기만 했다.
그의 인상 속 소은지는 겁이 많은 여자였다. 그런데 번개가 치는 것도 무서워서 품에 뛰어들던 여자가 투신자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박현우는 주나연을 품에 끌어안으며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연아, 너랑 약속했던 대로 다 했으니까 이만 내려가자. 소은지는 알아서 망가지게 둬.”
박현우는 소은지에게 시선 한번 주지 않은 채 그렇게 주나연과 함께 자리를 벗어났다.
소은지는 두 사람이 완전히 사라진 뒤에야 몸을 덜덜 떨었다.
박현우의 말이 계속해서 귓가에 맴돌았다. 사실 소은지는 아버지에게 버림받았던 8년 전부터 이미 살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지하실에서 장장 5년을 버티고 온 마음을 다해 3년이나 박현우를 사랑한 건 그저 목숨만 붙어있으면 그래도 언젠가는 희망이 찾아오지 않을까, 라고 생각해서였다.
그런데 오늘, 그 마지막 희망마저 철저하게 짓밟혔다.
소은지는 이제 그 누구도 믿고 싶지 않았다. 그 어떤 기대도 품고 싶지 않았다.
어머니가 투신자살했다는 곳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자 아래쪽에서 시끄러운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아래에는 기자들이 카메라를 든 채 정확히 소은지 쪽을 찍고 있었다. 그중 돈을 받은 듯한 몇 명은 소은지의 모습이 보이자마자 이때다 싶어 소리를 질렀다.
“남의 약혼자를 꼬시니까 기분이 좋든?! 이 파렴치한 년!”
“너 같은 인간은 살아갈 가치가 없으니까 그냥 뛰어내려! 확 죽어버리라고!”
“그래! 죽어! 죽어!”
날카로운 말들이 10층이라는 높이를 넘어 소은지의 가슴에 꽂혔다. 하지만 하나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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