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화
그에게서 받은 물건은 전부 돌려준다는 말은 가느다란 바늘처럼 예고도 없이 주태준의 마음을 찔러버렸다.
양혜린은 그가 지난 세월 동안 안겨주었던 모든 물질적 상징을 전부 돌려보내며 그와의 관계를 말끔하게 정리해 버렸다.
형언하기 힘든 낯선 불안이 미세한 전류처럼 심장을 스치며 지나갔고 메모지를 쥔 그의 손가락이 무의식적으로 조여들었다.
그러나 그 미약한 동요는 곧 그의 익숙한 오만과 자만심에 눌려 사라졌다.
주태준은 메모지를 구겨 쓰레기통에 던지고 청혼 반지를 집어 손끝에서 굴리며 비웃음 섞인 미소를 지었다.
‘삐친 척하는 건가? 아니면 밀당이라도 하는 건가? 양혜린, 이번엔 꽤 큰 판을 벌였네.’
그는 반지를 다시 금고에 던져 넣고 문을 닫았다. 자신의 보호 없이, 양혜린이 과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두고 볼 생각이었다.
분명 머지않아 현실을 깨닫고 체면도 없이 돌아와 매달릴 거라 확신했다.
다음 날, 숙취로 인한 두통이 관자놀이를 두드리듯 아파져 오는 가운데 주태준은 익숙한 침대에서 눈을 떴다.
창밖의 햇살이 눈부셔 그는 습관처럼 인상을 찌푸리며 쉰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혜린아... 물...”
예전 같으면 그가 조금만 소리를 내도 시간과 상관없이 양혜린은 적당한 온도의 꿀물을 들고 나타나 부드럽게 마시게 하고 시원한 손끝으로 욱신대는 관자놀이를 마사지해 주곤 했다.
하지만 오늘은 오래 기다려도 들려오는 건 희미한 새소리와 방 안의 죽은 듯한 정적뿐이었다.
주태준은 짜증스럽게 눈을 뜨고 아픈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몸을 일으켰다. 넓은 침실에는 그 혼자뿐이었다.
침대의 다른 한쪽은 차갑고 가지런했다. 그 텅 빈 감각이 숙취의 불쾌함을 몇 배로 키웠다.
그는 굳은 얼굴로 내려가 찬물을 한 컵 들이켰지만 차가운 물이 목을 타고 내려가도 가슴속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
슬리퍼를 질질 끌며 아래층으로 내려가 습관처럼 식당으로 향했지만 식당의 긴 식탁은 말끔할 뿐 아무것도 놓여 있지 않았다. 주방 역시 따스한 기운 하나 없이 싸늘했다.
“아침은 어딨어요?!”
주태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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