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화
문가에 서서 아무 표정도 없는 양혜린을 올려다보며 주태준은 눈이 시뻘게진 채 목이 멘 목소리로 태어나서 처음인 듯한 비굴함과 애원을 담아 말했다.
“혜린아... 내가 잘못했어... 정말로 내가 잘못했어. 혹시 뉴스 봤어? 나 그 여자들 다 정리했고 강가영도 처리했어... 이제 내 인생에 여자는 너 하나뿐이야. 돌아와 줘, 제발... 네가 원하면 뭐든 할게. 때려도 좋고 욕해도 좋아, 어떤 벌이든 다 받을게. 난... 난 너 없이는 못 살아...”
양혜린은 고개를 내려 그를 내려다보았다. 이토록 초라하고 비굴해진 그의 모습에도 그녀의 마음속에는 조금의 흔들림도 없었다. 오직 얼어붙은 황무지뿐이었다.
그녀는 그의 잔인했던 얼굴을 떠올렸고 그간 애인을 위해 자신에게 가했던 잔혹한 상처들을 떠올렸으며 세상에 태어나지도 못하고 사라진 그 아이를 떠올렸다...
그 모든 고통이 어떻게 그의 이 한 번의 무릎과 힘없는 사과 몇 마디로 지워질 수 있겠는가.
양혜린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시베리아의 얼음처럼 차가웠고 한 글자 한 글자에 독을 머금은 냉기가 서려 있었다.
“주태준, 당신 사과도, 당신 참회도, 당신이 하는 맹세도... 나한테는 길가의 잡초보다도 하찮아. 역겨운 연극은 집어치워. 보고 있자니 토할 것 같아.”
말을 마친 양혜린은 한 걸음 물러나 망설임 없이 문을 닫아버렸다.
두꺼운 문은 그의 절망적인 시선과 처절한 애원을 가로막았고 고개를 숙여 그녀를 되찾으려는 모든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했다.
쾅!
문 닫히는 소리는 최종 판결처럼 울리며 주태준의 마지막 희망을 산산이 부숴버렸다.
굳게 닫힌 문을 바라보며 그의 눈 속에 있던 비굴함과 고통은 점점 광기 어린 집착의 어둠에 잠식되어 갔다.
‘이런 애원의 방법이 안 된다면... 강제로라도 데려올 거야!’
어떤 일이 있어도 주태준은 양혜린을 잃을 수는 없었다. 그녀가 그를 증오하더라도 곁에 묶어두고야 말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미치고도 비열한 계획이 그의 머릿속에서 빠르게 완성됐다.
주태준은 비열한 수단을 동원해 치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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