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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푹! 살을 가르는 소리가 고요한 방 안에서 유난히 또렷하게 울렸다. 뼈가 보일 만큼 깊은 상처가 순식간에 벌어졌고 붉은 피가 벌어진 상처 사이로 콸콸 쏟아져 값비싼 흰 셔츠 소매를 단번에 적셨다. 극심한 통증에 주태준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맺혔지만 그는 전혀 느끼지 못하는 사람처럼 피로 흥건한 팔을 양혜린 앞으로 내밀었다. 고통과 흥분에 뒤틀린 목소리가 갈라졌다. “이 정도면 됐어?! 나도 너만큼 아파야 하는 거야?! 아니면 내 심장이라도 꺼내서 보여줘야 만족하겠어?! 말해 봐! 양혜린! 말 좀 해보라고!” 짙은 피비린내가 공기 속에 퍼져 나갔다. 그제야 양혜린이 천천히 눈을 떴다. 그녀의 시선은 피가 쏟아지는 그의 팔을 차분히 훑었다. 두 눈에는 공포도, 연민도, 그 어떤 흔들림도 없었다. 그 눈빛은 마치 중요하지도 않은, 아니 오히려 더럽기까지 한 물건을 바라보는 것 같았다. 그녀는 냄새가 거슬린다는 듯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기운 없는 목소리였지만 쇠처럼 차갑게 단어 하나하나가 주태준의 심장을 내리꽂았다. “주태준, 네 피는... 날 더 역겹게 만들 뿐이야.” 말문이 막힌 그는 그대로 얼어붙은 사람처럼 서 있었다. 그녀의 눈에 숨김없이 드러난 혐오를 보며 팔의 상처에서 전해지는 통증은 그녀의 그 한마디가 준 고통의 만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했다. 주태준은 비틀거리며 한 걸음 물러나 차가운 벽에 몸을 기댔다. 침대 위에서 자신에게조차 증오를 아끼는 여자를 바라보는 순간 모든 것을 삼켜버릴 듯한 절망이 그를 덮쳤다. 주태준이 완전히 막다른 광기에 빠져들 무렵 외부의 압박도 동시에 몰려왔다. 임윤우는 강력한 배경과 인맥을 바탕으로 빠르게 스캔들을 해명했고 영향력 있는 국내 영화와 드라마 제작사들과 자본을 규합해 주씨 가문에 강경한 내용의 내용증명과 상업적 경고를 보냈다. 그가 당장 양혜린을 놓아주지 않으면 모든 법적, 상업적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통보였다. 그와 동시에 차미정의 전화도 사형선고처럼 걸려 왔다. 날카롭고 분노에 찬 목소리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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