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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주태준은 입을 열었지만 아무런 목소리도 낼 수 없었다. 그는 그녀의 두 눈을 바라보았다. 그 안에는 분노도, 조롱도, 심지어 전에 보았던 혐오조차 사라지고 영혼이 완전히 텅 비어 버려 보는 사람마저 절망을 느끼게 했다. 그 공허함은 세상의 그 어떤 것보다도 주태준을 공포에 빠뜨렸다. 주태준은 문득 깨달았다. 그는 그녀를 붙잡을 수 있고 숨이 붙어 있는 육신조차 가둘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녀의 마음과 영혼은 이미 그의 반복된 상처 속에서 완전히 죽어버려...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모든 것을 삼켜버릴 듯한 엄청난 공포가 쓰나미처럼 그를 덮쳐왔다. 그는 처음으로 진심으로 깨달았다. 자신이 양혜린을 이대로 영원히 잃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녀가 그를 떠나서가 아니라... 그녀는 이미 그가 직접 죽여버렸기 때문이었다. 병원에서의 시간은 주태준에게 육체와 정신이 동시에 타들어 가는 지옥이었다. 두 다리의 극심한 통증이 끊임없이 그를 괴롭혔지만 그보다 더 고통스러운 건 양혜린의 이미 죽은 듯한 눈빛과 완전한 침묵이었다. 양혜린은 더 이상 단식하지 않았고 치료에도 협조했지만 영혼이 빠져나간 아름다운 인형처럼 그의 존재를 완전히 무시했다. 어느 깊은 밤, 주태준은 극심한 통증과 악몽 속에서 화들짝 놀라며 깨어났다. 그는 꿈속에서 양혜린이 또다시 그의 눈앞에서 떨어지는 걸 보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붙잡지 못했고 그녀는 하나의 깃털이 되어 어둠 속으로 사라졌으며 그녀가 떠난 자리에는 붉은 피만 가득 남아 있었다. 주태준은 벌떡 몸을 일으켰다. 환자복은 이미 식은땀으로 흠뻑 젖었으며 심장은 터질 듯 미친 듯이 뛰었다. 거대한 공포와 후회가 그를 완전히 무너뜨렸고 그는 어린아이처럼 목 놓아 울기 시작했다. 그 울음소리는 적막한 병실 안에서 유난히 처절하고 무력하게 울려 퍼졌다. 울음을 그친 뒤에는 죽음 같은 정적만이 남았다. 그는 침대에 기대어 앉아 지난 5년간의 모든 순간을 저도 모르게 하나하나 떠올리기 시작했다. 그가 무시했고 당연하게 여겼던 사소한 기억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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