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화
‘과연 그럴까.’
권예진은 웃으면서도 회의감이 들었다.
똑똑, 똑똑!
바로 그때 다급한 노크 소리가 들렸다.
오아시스에서 그렇게 문을 두드릴 사람은 공호열 말고 아무도 없었다.
“문 열어!”
남자의 낮은 목소리가 문 너머로 들려왔다.
김정희는 권예진의 손에서 빈 잔을 가져간 뒤 곧바로 방문을 열었다.
“도련님.”
공호열은 김정희 손에 든 찻잔을 보고 권예진이 생리통을 앓고 있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모르는 척 박지석을 향해 말했다.
“진단 좀 해봐. 위가 아프대. 누가 보면 할아버지 치료하느라 지친 줄 알겠네.”
“...”
할말을 잃은 김정희가 빈 찻잔을 들고 침실을 나서며 문을 닫자 방에는 권예진, 공호열, 박지석만 남아있었다.
권예진은 기가 막혔다.
“하루라도 날 조롱하지 않으면 수십억을 잃기라도 해요?”
공호열은 무심한 척 시선을 돌리며 비웃었다.
“돈을 잃는 건 아니지만 널 놀리는 게 돈 버는 것보다 재밌어.”
‘미친놈.'
권예진은 분노에 이를 악물었다. 왜 전에는 그가 저렇게 못된 사람인지 몰랐을까.
그의 입에서 좋은 말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권예진은 다툴 힘도 없었다. 금방이라도 죽을 것만 같은 고통이 밀려왔다.
박지석은 웃고 싶었지만 공호열의 눈치를 살피며 감히 웃지 못했다.
예전 같으면 공호열은 절대 이런 짓을 하지 않는다.
역시나 한 번도 연애를 해보지 않은 사람답게 걱정도 삐뚤어진 방식으로 표현하고 가벼운 티격태격도 조롱으로 만들어 버리니 답이 없다.
권예진이 저혈당인 것은 알았지만 위가 좋지 않다는 것은 몰랐다.
위장 문제와 저혈당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오히려 규칙적인 식습관과 생활 방식이 위장에도 좋고 저혈당 발병을 줄일 수 있다.
박지석은 농담을 던졌다.
“걱정되면 그냥 걱정된다고 하지. 뭘 그렇게 비꼬면서 말해? 남자는 정말 뼛속까지 싫어하는 여자하고는 한 지붕 아래에서 못 살아. 쳐다만 봐도 역겨우니까. 전화 한 통에 날 여기까지 부른 게 정말 단순히 이 사람이 할아버지 병을 치료할 수 있어서야? 조금도 좋아하는 마음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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