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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화

몇몇 사람들이 제자리에서 굳어버린 채 윤정한을 바라보았다. 윤정한은 힘없이 한숨을 내쉬며 지갑에서 돈다발을 꺼내 손을 흔들었다. “그래, 다 나가. 공호열, 왜 이래?” 윤정한은 어이가 없는 표정이었다. “금욕은 네가 하는데 우린 놀지도 못해? 한밤중에 불러서 같이 술 먹을 여자도 못 부르게 하는 건 너무하지 않나?” 공호열이 미간을 찌푸리며 딱 한 마디만 했다. “시끄러워.” 윤정한은 지루해서 죽을 지경이었다. “성인 남자 넷이 술 마시는 게 지루하지 않아? 우리 중에 네가 제일 잘생겼지만 난 이성애자라서 널 봐도 술이 넘어가지 않는다고.” 다들 그의 능글맞은 행동에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 하동진은 공호열에게 푸른 위스키 한 잔을 건넸다. “이거 마셔봐, 새로 나온 거야.” 공호열이 잔을 받아 천천히 한 모금 마셨다. 맛은 나쁘지 않았다. 룸 안이 잠시 조용해지더니 공호열이 갑자기 말을 꺼냈다. “어떻게 하면 진짜 좋아하는지 알 수 있어?” “어?” 박지석과 하동진뿐만 아니라 건들거리던 윤정한도 당황한 채 세 사람은 소파에 앉아 있는 공호열을 일제히 바라봤다. 박지석은 공호열의 무표정한 얼굴을 빤히 보았다. 함께 자란 형제나 다름없지만 공호열은 감정을 드러내지 않아 속내를 알 수 없었다. 그냥 호기심에 물어보는 걸까, 아니면.... 아무 말도 하지 않던 박지석이 말했다. “그건 우리보다 네가 더 잘 알잖아. 그렇게 오랫동안 김다윤을 좋아하고 아기처럼 챙겨줬는데 그게 좋아하는 것 아니야?” 공호열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게 좋아하는 건가.’ 예전에는 그도 자신이 김다윤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다. “그게 어렵나? 예를 들어 네가 마음에 드는 장난감이 있어. 그럼 어떻게 할 거야?” “당연히 사겠지. 근데 장난감과 사람은 다르지. 감정이 있는데.” “논리는 똑같아. 누군가를 좋아하면 항상 그 사람 생각만 하고 이상하고 바보 같은 짓을 하게 돼. 그 여자에 대해 더 알고 싶고 그 여자를 갖고 싶지. 혼자만 소유하고 다른 남자들이 쳐다보는 것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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