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화
창고에 도착한 하녀는 조용히 휴대폰을 꺼내 권예진이 써준 약 처방전을 사진으로 찍었다.
그리고는 바로 카카오톡을 열어 그 사진을 누군가에게 전송했다.
모든 일을 마친 그녀는 가장 먼저 한 일이 그 대화 기록과 사진 원본을 말끔히 삭제하는 것이었다.
그 후, 하녀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그녀의 방은 창고 오른쪽 세 번째에 있었는데 그녀는 무려 30분이 지나서야 약을 가지러 움직였다.
공씨 가문 쪽 일을 마친 권예진은 단 1초도 지체하지 않고 곧장 한성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장은 박지석이었고 공호열 역시 이 병원의 주요 주주였다.
병원은 말 그대로 그들 집안의 것이었고 공한무의 병실에는 전담 간병인과 개인 주치의가 24시간 상주하고 있었다.
공한무가 복용하는 한약은 권예진이 오직 처방만 할 뿐, 약재 조제와 탕전은 따로 지정된 사람이 맡아서 처리했다.
정민욱이 그녀를 병원까지 데려다주었다.
차가 막 도착하자마자 권예진은 문을 열고 내리더니 입원동을 향해 빠르게 걸어갔다. 하지만 두 발자국쯤 걷자마자 운전석에서 내린 정민욱이 그녀를 불러세웠다.
“예진 씨, 잠시만요.”
권예진은 걸음을 멈추고 그를 돌아보며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정민욱은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예진 씨, 혹시 아직도 대표님이 그날 성운산에 간 이유가 ‘현행범 잡으러’였다고 생각하세요?”
“이제 와서 그게 무슨 차이가 있겠어요?”
권예진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차이 있죠. 오해는 풀어야죠. 사람이 어떤 선택을 하든 간에 사실은 알고 나서 결정하는 게 낫잖아요.”
권예진은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정민욱을 찬찬히 바라보았다.
“좋아요, 말해보세요.”
정민욱은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날 밤, 대표님이 마신 술엔 약이 들어 있었어요. 근데 대표님이 그깟 술 한 잔 못 견딜 분일까요? 못 버티겠다 싶으면 찬물에 들어가면 그만이에요. 더구나 그날 밤엔 운 좋게도 김다윤 씨를 만났고요. 말 그대로 알아서 찾아온 기회였죠.”
권예진은 싸늘하게 웃었다.
정말이지, 김다윤의 뻔뻔함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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