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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내 딸을 때려?

최유진은 회사에 한 시간 휴가를 내고 조용한 카페 한편에 앉아 있었다. 방금 커피를 한 모금 마셨을 때, 온주연이 굳은 얼굴로 맞은편에 앉았다. “최유진 씨, 전화로 말한 거 무슨 뜻이에요?” 한 사람은 곽씨 가문에서 양자로 들인 손녀, 한 사람은 심가희의 새엄마. 서로 교집합이라곤 하나도 없는 사이였다. 최유진이 갑자기 전화를 걸어온 것도 이상했지만 전화 속 말은 더 의아했다. 최유진은 비죽 웃으며 입을 열었다. “아직도 모르고 계셨군요? 심 회장님이 따로 말씀 안 드렸나 봐요?” 온주연은 속으로 이를 악물었다. 고아 출신에 곽씨 가문에서 거둬줬다고 해도 결국 곽씨 사람이 아닌데 어디서 저 따위로 군다 싶었다. 그래도 기분 나쁨보다는 궁금증이 더 앞섰다. “말 돌리지 말고 대체 무슨 소리예요?” 최유진은 커피잔을 내려놓고 천천히 입꼬리를 올렸다. “심가희 엄마가 곧 깨어난답니다. 여사님, 그 ‘심 사모님’ 자리... 계속 유지될까요?” “...깨어난다고요?” 온주연의 표정이 굳어졌다. “육서현은 20년 넘게 혼수상태였잖아요. 의사들도 포기했다는데 어떻게...?” “식물인간 상태 회복시키는 특수 신약이 나왔다네요. 갓 개발된 약이라 수량도 적고 한 알에 수억은 우습게 넘는다고 들었어요.” 최유진이 의미심장하게 덧붙였다. “제가 알기론 심가희가 이미 심 회장님께 그 치료비 요청했답니다.” 온주연의 얼굴이 서서히 굳어졌다. 약 한 알에 수억이라니. 심씨 가문 재산이 뭐 얼마나 된다고 그런 큰돈을 덥석 내준단 말인가. 게다가 그 재산은 결국 자신의 아들, 심재호에게 넘어가야 할 돈이었다. ‘아니, 아무 연고 없는 전부인에게 그 돈을 왜 써?’ 최유진은 더 이상 말을 덧붙이지 않았고 그저 자리에서 일어서며 마지막으로 말했다. “여사님, 앞으로도 그 호칭 계속 들을 수 있을진 모르겠네요. 제가 이렇게까지 알려드린 건, 지난 20년 동안 여사님이 심씨 가문을 위해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기 때문이에요. 더 이상 들러리 서지 말고 이제는 좀 생각하세요. 어떻게 하실진 스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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