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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뜻밖의 실크 원피스

곽지환의 집 문이 열리더니, 낯선 정장 차림의 남자가 캐리어를 끌며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짐까지 챙겨 나왔네... 이사라도 가는 건가?’ 그런데 정작 그 당사자는 보이지 않았다. 며칠 전 주차장에서 들었던 곽지환의 생각해보겠다고 했던 그 말이 떠올랐다. ‘결국 떠나기로 결심한 걸까?’ 순간 심가희의 마음에 묘한 죄책감이 스쳤다. ‘혹시 내가 너무 밀어낸 탓일까... 그래서 결국 등을 돌리게 만든 걸까.’ 그는 분명 말없이 참아주기만 했었다. “안녕하세요. 저 곽지환 씨 이웃인데요. 혹시... 이사 가시는 건가요?” 심가희는 더는 혼자 상상하고 싶지 않아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남자는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아, 저는 곽 대표님의 비서, 주현우라고 합니다. 대표님께서 급하게 해외 출장을 가시게 되어 시간이 없어 제가 대신 짐을 챙기게 됐습니다.” 그 말을 들은 순간, 심가희는 모르게 긴 숨을 내쉬었다. 이사가 아니라 출장이라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막 돌아서려던 찰나, 주현우가 그녀를 붙들었다. “혹시 심가희 씨... 맞으시죠?” 심가희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저를 어떻게 아세요?” “곽 대표님께서 부탁하신 게 있습니다. 최근에 심가희 씨께 불편을 드린 것 같아 그에 대한 사과의 의미로 대신 전달해달라고 하셨습니다.” 그는 조심스럽게 큼직한 직사각형 상자를 건넸다. ‘불편에 대한... 사과?’ 심가희는 고개를 갸웃했지만 조용히 상자를 받았다.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주현우는 마지막 인사를 남기고 캐리어를 끌고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나서야 심가희는 곽지환이 말했던 ‘불편’이 무엇이었는지 어렴풋이 떠올렸다. 자신이 먼저 피했고 마주치면 돌아섰고 그래서 자꾸만 부딪히듯 어긋났던 순간들. 그런데도 이렇게까지 사과를 전하다니. 그녀는 상자를 조심스레 식탁 위에 올려두고 리본을 풀었다. 뚜껑을 열자 고요하게 접혀 있는 달빛빛깔 실크 원피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은은하게 빛나는 달빛색 바탕 위로 은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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