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화 일부러 이러는 걸까?
여 회장과 여 부인은 서둘러 연회장 입구로 걸음을 옮겼다.
그들의 움직임은 순식간에 연회장 안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그때, 연회장 문이 활짝 열렸다.
연보라빛 은은한 정장을 갖춰 입은 우아한 여인이 등장했고 그 옆에는 깔끔한 수트 차림의 남자가 팔짱을 낀 채 서 있었다.
심가희의 시선이 자연스레 두 사람에게 향했다.
그리고 그 남자의 얼굴을 마주한 순간, 가슴이 멎을 듯한 충격이 스쳤다.
곽지환.
은빛 테 안경 너머로 번뜩이는 차가운 눈빛과 단정하고 고요한 얼굴빛.
그가 서 있는 것만으로도 주변의 모든 시선이 집중되었다.
“곽 사모님과 곽지환 씨네.”
낮은 목소리로 누군가가 속삭였다.
“곽성 그룹의 후계자에 곽 사모님까지 여씨 가문의 체면이 대단하구나.”
“곽 부시장님은 보이지 않네.”
“그 양반이 이런 자리에 올 리 있겠어? 곽 사모님과 곽지환 씨가 온 것만 해도 이쪽에겐 큰 영광이지.”
속삭임이 이어지는 사이, 여 회장 부부는 직접 김정연과 곽지환을 맞이하며 함께 연회장 안으로 들어섰다.
“큰어머니.”
곽도현이 공손하게 인사했다.
“도현이도 왔구나.”
김정연은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세월의 흔적이 살짝 남은 얼굴이었지만 그녀의 고귀한 기품과 아름다움은 여전히 빛나고 있었다.
심가희는 곽도현 옆에 조용히 서서 예의를 갖추어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곽 사모님.”
아직 혼인 전이기에 함부로 ‘큰어머니’라 부르진 못했다.
김정연의 시선이 그녀에게 머물렀다.
조심스러운 눈길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살피며 특히 실크 원피스에 오래도록 시선을 고정한 후 미소를 지었다.
“도현이 약혼자냐?”
곽도현은 자연스럽게 심가희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네, 큰어머니. 다음 달 결혼식 때는 꼭 큰아버지와 함께 와 주세요.”
“같은 집안 식구인데 당연하지.”
김정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심가희에게 말을 이었다.
“도현이가 안목 있네. 서운장에서 맞춘 원피스지? 해운시에서 제일 잘하는 곳이라더군. 아주 잘 어울려.”
‘서운장?’
심가희는 원피스에 대해 잘 알지 못했지만 서운장이라는 이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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