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화 운 없는 남자들
최유진의 얼굴에 순간 어색한 기운이 스쳤지만 목소리는 여전히 날카롭고 단호했다.
“여사님, 함부로 그런 말씀 하시면 안 됩니다. 그 말이 곽씨 가문의 귀에 들어가면 심씨 가문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감당하실 수 있겠어요?”
곽씨 가문이 해운시에서 가진 영향력과 위상을 떠올리던 온주연은 표정이 급변했다.
“제가 너무 섣불리 추측했네요, 최유진 씨. 화내지 마세요.”
최유진은 팔짱을 낀 채 차갑게 말했다.
“제가 경고하는 것도 다 선의에서 하는 말이에요. 받아들이든 말든 그건 여사님 몫입니다. 저는 여기까지입니다.”
그 말과 함께 그녀는 발걸음을 돌렸다.
뒤돌아선 최유진의 뒷모습을 보며 온주연의 얼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온주연, 심씨 가문을 흔들어 심우진 씨가 자금을 내지 못하게 막아줄 줄 알았는데... 결국 아무 쓸모없는 사람이었구나.’
“유진아?”
자기 이름이 불리는 소리에 고개를 들자 곽은영이 손짓하며 다가왔다.
“무슨 일 있어?”
“은영아, 나 몸이 좀 안 좋아서 일찍 돌아가려 해.”
최유진의 얼굴에는 억울함과 쓸쓸함이 가득했다.
“몸이 안 좋다니?”
곽은영은 잠시 멈칫하며 무언가 떠오른 듯 조심스레 물었다.
“또 심가희 때문 아니야?”
지난번 수영장 사건이 떠올랐던 곽은영은 최유진이 겁에 질린 표정을 보며 심가희가 일부러 그랬다고 믿었다.
최유진은 고개를 저었다.
“할아버지께서 나를 아끼셔서 여 부인 생일 연회에 데려가라고 하셨어. 나도 사람들이 나 싫어할까 봐 부담스러워.”
곽은영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목소리를 높였다.
“넌 우리 곽씨 가문 식구잖아. 무슨 상관이야? 걔가 무슨 자격이 있다고 그래?”
“그래도 결국 삼촌 약혼녀잖아.”
최유진은 머리를 살짝 숙이고 어린아이처럼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게 뭐 어때서? 걔는 그냥 허세 부리고 남자 꼬시는 여자일 뿐이야.”
곽은영은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전 남자친구마저 심가희에게 마음을 빼앗긴 걸 생각하면 속이 뒤집혔다.
“조용히 해, 다른 사람이 들으면 안 돼. 만약 걔가 또 알게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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