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화 상처받은 건가?
심가희는 잠시 얼어붙었다가 조심스레 물었다.
“곽 사모님 옆에 있어 드려야 하는 거 아니에요?”
곽지환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이미 돌아가셨어.”
이런 자리에 곽성윤은 오지 않는 게 원칙이고 김정연도 오래 머물 사람은 아니었다.
다 떠나는 것도 예의가 아니니 곽지환이 남는 게 오히려 자연스러웠다.
심가희는 어색하게 기침을 삼키며 손끝으로 뺨을 매만졌다.
“왜 배웅까지...”
“형, 가희야. 여기 있었네?”
뒤에서 곽도현이 다가오며 심가희의 말을 끊었다.
“지윤이가 케이크 좀 가져다 달라고 해서요.”
괜히 마음이 불편해진 심가희는 먼저 변명처럼 말했고 오해를 피하고 싶었다.
곽지환의 표정은 여전히 무심했다.
“진성이가 술을 좀 마셔서 그쪽 보러 가던 길이었어.”
곽지환이 막 발걸음을 옮기려던 순간, 곽도현이 그를 불러 세웠다.
“형, 서운장의 솜씨가 그렇게 좋다던데... 가희가 오늘 입은 드레스 어때?”
심가희는 순간 등줄기를 타고 서늘한 기운이 훑고 지나갔다.
곽도현이 사촌형에게 자신의 모습을 평가해 달라니 대체 무슨 생각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곽지환은 발걸음을 멈추고 심가희를 가감 없이 바라봤다.
낮고 묵직한 목소리가 울렸다.
“예뻐.”
심가희는 숨이 턱 막혔다.
곽지환은 쉽게 칭찬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곽도현이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형이 저렇게 말하는 경우는 드물어. 그러니까 오늘 네가 진짜 예쁘다는 거야. 원피스도 잘 어울리고.”
심가희는 속이 서늘했다.
한 걸음만 삐끗하면 돌이킬 수 없는 구렁텅이에 빠질 것 같은 기분이었다.
분명 곽도현이 먼저 바람을 피웠다.
피해자는 자신인데 그날 밤의 충동적인 실수 하나로 오히려 죄인처럼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곽지환이 무심하게 말했다.
“그래서 더 잘 챙겨야지. 사람을 잃으면 안 되니까.”
곽도현은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형, 걱정 마. 누가 됐든 내가 좋아하는 사람 빼앗으려 하면 기회 따윈 안 줄 거야.”
낮고 단호한 말투였다.
그리고 심가희를 바라보며 덧붙였다.
“형한테 술 한 잔 올려. 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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