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화 너도 나랑 같아
“다 나은 거야?”
곽지환은 이제 출근을 하는 건지 오피스룩을 입고 있는 심가희를 보고 안부차 인사를 건넸다.
며칠 아팠다고 심가희의 얼굴은 그새 반쪽이 되어있었다.
그런데 질문을 한 지가 한참 지났는데도 심가희의 대답이 들려오지 않았다.
심가희는 곽지환이 내리자마자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는데 대답은커녕 문이 닫힐 때까지 곽지환을 보지도 않았다.
등을 돌려 버튼을 누르고 난 심가희는 사실 곁눈질로 점점 가려지는 곽지환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말을 들었음에도 답을 하지 않고 모르는 사이인 척 지나온 이유는 껄끄러운 관계를 피하려 하는 곽지환의 생각을 존중해주기 위해서였다.
회사에 도착한 심가희가 엘리베이터에서 오르자마자 최유진이 그녀에게 인사를 건넸다.
“가희 언니, 그날 내가 약 가져간 거 그냥 넘어가 줘서 고마워요.”
어차피 영양가 없는 말이라 심가희는 바뀌는 숫자만 바라보며 그녀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고 있었다.
그녀의 반응에 본인도 머쓱해진 건지 최유진은 대뜸 심가희를 걱정해주기 시작했다.
“언니, 살 많이 빠진 것 같아요. 안색도 안 좋은 것 같은데, 혹시 아팠어요? 삼촌이 나한테 약 준 거 때문에 속상해서 아팠던 거예요?”
“사실 나도 그냥 혹시나 해서 물어본 건데... 나도 언니가 그 약 오래 기다린 거 알잖아요. 그런데 삼촌이 단번에 알겠다고 하는 거예요.”
“나 때문에 아팠던 거면 나 진짜 죄책감 들어요.”
말투와 표정이 너무 진짜 같아서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최유진이 정말 미안해하는 줄 알았을 것이다.
그녀의 실상을 아는 심가희는 그녀를 무시하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나섰지만 두 걸음도 채 못 가고 다시 돌아왔다.
심가희는 득의양양해 하는 표정을 미처 숨기지 못한 최유진을 보며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네가 대단하다는 착각은 안 하는 게 좋아. 그러다가 너만 바보 돼.”
“그게 무슨 말이에요?”
최유진이 미간을 찌푸리며 되묻자 심가희는 냉소를 흘리며 답했다.
“곽도현이 정말 너 때문에 허락해준 거라고 생각해? 너도 나랑 똑같네.”
최유진도 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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