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화 제대로 된 신분을 만들어주고 싶었어
“그럼 널 내연녀라고 떠드는 그 소리를 그냥 듣고만 있으려고?”
“어차피 공개할 생각이었어. 이건 좋은 기회야.”
심가희는 곽도현에게 잡힌 손을 빼내며 그를 노려봤다.
“그래도 내 동의 없이 도현 씨 마음대로 사이를 공개하면 안 되죠. 그건 날 존중하지 않는 거예요!”
최유진이 분명 두려워하고 있었는데, 누명도 거의 벗겨져 가고 있었는데, 하필 그때 곽도현이 나타나 모든 걸 다 망쳐버렸다.
조용히 곽성 그룹을 떠나는 걸로 마무리 짓고 싶었는데 이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알게 됐으니 파혼도 쉽지 않을 것 같았다.
“널 존중해서 너한테 제대로 된 신분을 만들어주고 싶었던 거야. 다들 네가 누군지 알았으면 해서.”
심가희는 또다시 손을 잡아 오려는 곽도현을 밀어내며 가방을 챙겼다.
“그런 신분 필요 없다고요. 이 세상 모든 게 다 당신 생각대로만 움직이는 건 아니에요. 내가 가만히 있는 건 할아버지 실망시켜 드리기 싫어서예요.”
곽도현이 이 교수를 소개해주어 육서현에게 희망이 생겨서 참는 것도 있었지만 심가희가 파혼을 보류한 데는 곽도현 할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할머니, 할아버지를 일찍 여읜 탓에 어르신들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컸던 심가희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퍼부어주신 분이 바로 곽도현의 할아버지였다.
정말 친손녀처럼 아껴주신 분이었기에 심가희는 그분을 실망시켜 드리고 싶지 않았다.
곽도현은 식당에 홀로 남아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가는 심가희의 뒷모습을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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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발 없는 말이 천 리 간다는 속담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
심가희가 다시 출근했을 때는 이미 거의 모든 직원이 심가희가 곽도현의 약혼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심가희를 대하는 직원들의 태도도 오전과는 180도 달라져 있었다.
아주 황후마마도 황송스러울 정도로 극진한 대답이었는데 커피를 타오고 간식을 가져다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종일 그녀의 눈치만 보는 이들도 있었다.
심가희에 대해서 수군대던 이들은 알아서 입을 다물고 있었지만 유독 뻔뻔한 몇 명은 굳이 그녀에게 다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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