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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화 증거

심가희는 고개를 들었다. 곽지환의 얼굴이 닿을 듯 말 듯 아슬아슬하게 있었다. 조금만 움직이면 그의 입술이 곧 그녀의 얼굴에 닿을 것 같았다. 좁은 공간에서 그의 숨소리가 유난히도 크게 들렸다. “진정해요!” 긴장한 심가희는 입 모양으로 그에게 말한 후 손을 들어 그의 가슴팍에 올렸다. 곽지환은 어두워진 눈길로 그 손을 보았다. 그러고는 그녀의 경고를 무시하며 그녀와 더 가까이 붙었다. 아무리 그녀가 손을 올려 거리를 유지하려고 해도 그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소리를 낼 수 없었던 심가희는 순간 당황하고 말았다. 그가 그녀에게 키스하기만 한다면 그의 입술을 깨물어버릴 생각이었다. 점점 가까워지는 거리에 눈을 질끈 감았지만 한참 지나도 그의 입술은 닿지 않았고 등 뒤에서 무언가 느껴졌다. 심가희는 의아한 얼굴로 눈을 뜨자 자신의 등 뒤로 뻗은 곽지환의 팔이 보였다. 고개를 살짝 돌리니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는 호미가 보였고 그가 떨어지지 않게 잡아주고 있었다. 민망해진 심가희는 자신이 또 이상한 오해를 했다고 생각했다. 곽지환은 팔을 내리면서 입꼬리를 씩 올리더니 비웃는 듯한 미묘한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를 본 심가희는 밀려드는 창피에 얼굴이 다시 뜨거워졌다. 그녀는 더는 곽지환의 얼굴을 똑바로 볼 수가 없어 다시 고개를 숙여 벌어진 문틈 사이로 밖을 보았다. 최유진은 두 팔로 힘겹게 진열대를 잡고 있었고 등 뒤에는 곽도현이 있었다. “재밌나?” 귓가에 곽지환의 나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난번 피팅룸에서는 그저 야릇한 소리만 들렸을 뿐 이렇듯 직접 목격하는 건 처음이었다. 하지만 그때와 느껴지는 마음이 달랐다. 심가희는 더는 그때처럼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지 않았다. 무표정한 얼굴을 한 그녀는 곽지환에게 말했다. “네. 그냥 보고 있을 순 없죠.” 그러면서 핸드폰을 꺼내더니 문틈 사이에 핸드폰 카메라를 대며 영상을 찍었다. 두 사람이 바람을 피웠다는 증거를 남길 생각이었다. 그렇게 십여 분이 지나자 바깥의 상황은 그제야 종료되었다. 곽도현은 아주 만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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