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7화 메일 주소의 비밀
“어머니 수술비는 절대로 거기서 나온 돈이 아닙니다! 얼마든지 조사해 보셔도 됩니다!”
“여기서 억울하다고 소리칠 필요 없어. 회사에서 분명 전담팀을 보내서 샅샅이 뒤질 거고, 그때는 누구도 빠져나가지 못해!”
진성호가 쏘아붙이며 고함을 몇 번 더 질렀다.
“너를 팀에 받았던 게 내 잘못이지. 재수 없네, 퉤!”
전화기 너머의 진성호의 표정이 훤히 보였다. 아마 당장이라도 하윤슬을 갈가리 찢어버리고 싶은 얼굴일 것이다.
곧이어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아무래도 핸드폰을 내던진 모양이었다.
하윤슬은 주먹을 꽉 쥐며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 애썼다. 손톱이 손바닥 살을 파고 들었다.
이럴 때일수록 더 침착해야 한다.
무엇보다 하윤슬은 유출의 당사자가 아니었으니 말이다.
차분히 곱씹어 보니 결백을 입증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허수정이 핵심 도면을 요구했던 기록부터 찾아내야 했다. 그래야 회사에서 전담팀을 보내도 허수정 또한 조사 선상에 오를 수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허수정은 이 사건에 관련이 없는 사람이 될 것이고 최종적으로 이 죄를 뒤집어쓰는 것은 하윤슬일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허수정이 이런 방법을 썼다면 준비 또한 철저했을 터였다.
하윤슬은 노트북을 켜고 이미 탈퇴 처리된 그 계정에서 뭔가 단서가 나오지 않을까 시도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 메일 아이디의 첫 글자를 본 순간 하윤슬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하영 그룹 핵심 기술 도면을 손에 넣었다는 그 회사 이름은 지우 그룹이었고, 메일 주소에는 JW가 있었다.
만약 조사를 하던 팀이 이걸 보게 된다면 하윤슬이 핵심 도면을 넘긴 것으로 확신할 것이다.
이때 호텔 밖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깜짝 놀란 하윤슬은 얼른 문 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문 앞에 드리워진 커다란 그림자를 보고 누가 찾아온 것인지 바로 눈치챘다.
잠시 멈칫했던 하윤슬이 문을 열자 강태훈이 저벅저벅 걸어들어왔다.
손에 든 노트북도 내려놓지 않은 채, 강태훈이 먼저 물었다.
“네가 하영 그룹 핵심 도면을 다른 사람한테 보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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