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4화 그의 말은 전부 사실
“엄마, 잠깐만 진정하세요. 저... 저 이미 친자 확인 검사를 맡겼어요. 결과가 나와야 증거로 공개할 수 있지, 지금은 아무런 증거도 없이 말로만 떠들면 오히려 허수정 쪽에서 우리를 역으로 고소할 수도 있어요.”
하윤슬은 조심스레 어머니의 손을 붙잡으며 말했다.
“그 사람은 변호사잖아요. 우리가 한마디라도 실수하면 바로 증거불충분으로 몰아갈 거예요. 지금은 증거가 전부예요.”
정선희는 딸의 손을 꼭 잡았다.
“그래, 좋아. 그때가 되면 엄마가 직접 증인으로 나설게.”
그녀는 딸의 손등을 다정하게 두드리며 말을 이었다.
“윤슬아, 정말 고생이 많다. 우리 세대의 원한이 결국 너한테까지 번졌구나.”
하윤슬은 고개를 저었다.
“엄마가 무사히 계시기만 하면 전 뭐든 견딜 수 있어요.”
원래 그녀는 이런 일이 세상에 알려지는 걸 원치 않았다. 하지만 허수정이 끝없이 밀어붙이는 이상, 이제는 더 이상 피하지 못했다.
...
한편, 병원에서 정선희에게 영상을 보낸 사람은 다름 아닌 허수정이었다.
병원에서 일어난 일 역시 그녀가 일부러 흘린 소식이었다.
그 모든 건 정선희가 직접 찾아오게 만들기 위한 계산된 수였다.
어차피 지금 상황에서 하윤슬은 증거가 없고 그저 입으로 떠드는 말뿐이라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일이 커지면 커질수록 손해를 보는 쪽은 하윤슬이었다.
회사 안에서 몸을 팔아 병원비를 벌었다는 말이 이정애의 귀에 들어가면 강씨 가문에서는 절대 그런 여자를 며느리로 받아들이지 않을 테니까.
“수정아, 아줌마가 너 보러 왔어.”
병실 문이 열리며 이정애가 들어왔다. 연보랏빛 원피스 차림의 그녀는 고급스럽고 단정했다. 손에는 직접 끓여 온 삼계탕이 들려 있었다.
허수정이 그녀를 보고 애써 몸을 일으키려 하자 이정애는 급히 다가가 그녀를 눕히며 나무랐다.
“가만히 누워 있어! 이제 막 수술실에서 나왔잖아. 넌 참, 병원에 입원까지 했으면서 나한텐 한마디도 안 하고. 내가 몇 번이나 물어서야 그제야 말해?”
“괜히 걱정하실까 봐요.”
허수정은 어렴풋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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