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9화 이혼 증명서 받으러 가자

강태훈의 말에 휴대폰 너머의 허수정은 입을 꾹 다물 수밖에 없었다. 이정애 역시 아들이 이런 식으로 면전에서 단호하게 말을 꺼낼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사실 그녀가 가장 믿는 구석이 바로 강태훈의 효심이었다. 이정애는 아직 강태훈이 소심한 발악 중일 것이라 여겼다. 그녀가 끝까지 고집을 꺾지 않으면 결국 수긍하고 자기 뜻대로 따라 줄 것이라 굳게 믿었다. “두 사람 다 더 이상 사적으로 이상한 일 꾸미지 마세요. 그래봤자 아무 소용 없을 테니까.” 강태훈은 그 말을 마치고 곧장 허수정의 전화를 끊어 버렸다. 한참 후, 이정애가 겨우 입을 열었다. “고작 그 여자 하나 때문에 이러는 거야? 너는 네 엄마가 죽든 살든 상관없다는 거니? “엄마, 다른 일이라면 그게 뭐든 다 양보해 드릴게요.” “다른 일은 필요 없어! 나는 절대 그 하윤슬이 우리 가문 문턱을 넘어오는 걸 용납 못하니까! 걔가 들어오는 순간 내가 나갈 거야. 아니면 처음부터 걔를 들이질 말든가!” 이정애는 점점 감정이 격해지기 시작하더니 뒷말을 끝내기 전부터 숨을 가쁘게 몰아쉬었다. 그녀의 심장 박동 모니터에서 날카로운 경고음이 울리자 밖에 서 있던 의사가 빠르게 들어와 응급조치를 진행했다. 강태훈은 짙은 눈썹을 찌푸리더니 의사와 함께 이정애를 응급실로 데리고 갔다. 그 짧은 며칠 사이에 이정애는 두 번씩이나 응급실로 실려 갔고, 이번이 세 번째였다. 이정애의 주치의가 강태훈을 응급실 밖으로 불러내 따로 대화했다. “환자분은 지금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합니다. 감정 기복이 크게 있어서는 안 된다고 여러 번 강조했었는데 왜 굳이 자극하시는 거예요?” 강태훈은 입술을 꾹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벤치 앞에 서 있는 훤칠한 그의 모습은 어딘가 고집스럽고 단단해 보였다. “환자분이 회복하시려면 저희는 물론 가족분들도 함께 노력해 주셔야 합니다. 혹시라도 무슨 사고가 생긴다고 해도 병원에서는 책임져 줄 수가 없어요.” 의사도 더 말하기는 어려웠는지 그저 한숨을 푹 내쉬며 말을 이었다. “어머님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