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7화 짐밖에 더 되겠어?
강주하의 말에 하윤슬은 순간 멈칫했다.
머릿속에 저도 모르게 조금 전 하태수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이 세상에 너한테 남은 가족은 나밖에 없어... 나밖에 없어...”
‘아니야. 지금 나한테는 아이가 있어.’
하윤슬이 갑자기 고개를 들더니 강주하의 눈을 마주했다.
바람이 휘몰아치며 나뭇잎을 스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웬일로 강주하가 그녀의 뜻을 눈치채고 목청을 가다듬었다.
“너 설마...”
“강태훈한테는 비밀로 할 거야.”
나지막하게 말했지만 말투는 아주 단호했다.
“안 돼. 혼자서 아이 키우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아?”
강주하의 친척 중에 싱글맘이 있었기에 그 고충을 너무 잘 알았다. 게다가... 하윤슬이라면 더 잘 알지 않나? 그녀의 어머니가 바로 그런 삶을 살았던 사람이니까.
“알아.”
“그런데도?”
강주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한동안 조용하던 최지석이 말을 가로챘다.
“윤슬아, 낳든 지우든 그건 네 자유야. 너만 잘 생각하면 돼.”
“아니에요. 그냥 해본 말이에요.”
하윤슬이 시선을 늘어뜨리고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
“피곤해서 차에 가서 좀 쉴게요. 장례식장에도 아직 할 일이 있어서 나중에 다시 가봐야 해요.”
“그래.”
그녀가 차로 돌아가는 모습을 본 강주하는 최지석의 손을 뿌리치고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왜 날 막아? 왜 윤슬이가 아이를 낳는 걸 응원하는 거냐고! 이미 강씨 가문이랑 끝내려고 마음까지 먹었어. 아이를 낳으면 짐밖에 더 되겠어?”
강주하는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이렇게 말하고 싶진 않았지만 현실이 그랬다.
하윤슬은 광현시에서 이제 막 경력을 쌓기 시작했을 때 이런 일을 겪었다. 강우 그룹을 떠나면 모든 걸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텐데 아이까지 키우면 힘들어서 어떻게 산단 말인가?
“윤슬이 지금 삶에 대한 의지를 잃은 게 안 보여?”
“뭐?”
최지석이 미간을 찌푸리며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울지도 않고 화를 내지도 않고 지금 상황을 차분하게 처리하고 있어. 이건 윤슬이가 뭔가를 준비하고 있다는 뜻이야.”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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