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화 그만 순진한 척하지
“당연히 아니지!”
하윤슬은 재빨리 고개를 저으며 단호히 말했다.
“그럼 네 그 친구는 말해줬어? 그 남자 그쪽 능력은 괜찮은지? 괜히 문제 있는 남자면 그냥 포기하는 게 낫지 않겠어?”
강주하가 집요하게 묻자 하윤슬은 무심결에 대답했다.
“그런 건 아니야.”
“어머, 네 친구가 그런 얘기까지 했어?”
강주하는 눈을 반짝이며 상체를 앞으로 성큼 내밀었다.
“어떤 친구야? 솔직히 말해봐. 누구야?”
“아, 너랑은 상관없어. 아주 오래전 친구야. 네가 모르는 애라니까.”
혹시라도 말실수할까 봐 하윤슬은 얼른 화제를 돌렸다.
“아, 맞다. 나 오늘 하영 그룹 프로젝트 담당자랑 미팅 잡혀 있는데 너 시간 괜찮아?”
강주하는 입꼬리를 내리며 혀를 찼다.
“오늘은 좀 곤란해. 본사에서 한양 쪽 보충금이 내려와서 그쪽 처리하러 가야 해.”
“괜찮아. 그럼 나 혼자 다녀올게.”
하윤슬은 간단히 외출 준비를 마친 뒤, 강태훈이 이메일로 보내온 외부 차입금 목록을 출력해 파일로 정리하고 약속 장소로 향했다.
하영 그룹 측 담당자는 말쑥한 차림새의 중년 남성이었는데 또렷한 이목구비와 은근한 사투리, 세련된 스타일에서 자신을 꽤 가꿔온 인물임을 짐작게 했다.
“이 외부 차입금 말입니다. 우리 쪽에서 전부 떠맡는 건 좀 아니지 않습니까?”
그의 첫마디부터 만만찮은 태도였고 지금 3팀 쪽에서 이 프로젝트가 절실하다는 걸 간파하고 일부러 기선을 제압하려는 수작이었다.
다만 분명 리스크가 큰 건 사실이었지만 수익 구조가 워낙 매력적이었기에 하윤슬로서는 결코 물러설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자금 보증 서류에 명시된 투자 금액은 귀사 측에서 이미 약속하신 내용입니다. 애초에 이 건은 하영 그룹 측의 계약 책임하에 있는 사안이죠.”
하윤슬은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은 채 보증서 사본을 건넸다.
“저희 성산 그룹은 진심으로 이 프로젝트를 성사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하영 그룹 측 역시 같은 입장일 거라 믿기에 저희 과장님께서도 이 방안을 제시하신 겁니다.”
“흥.”
양재호는 그녀를 위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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