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6화 우리 이혼하지 말자
결혼식장은 강태훈이 디자이너와 함께 준비했다.
바닥에 빨간 장미꽃이 가득했고 길을 따라 깔린 빨간 카펫 위에도 꽃잎들이 흩어져 있었다.
하윤슬은 눈앞의 광경을 보며 뭔가 익숙한 느낌이 들었지만 어디서 봤는지 떠오르지 않았다!
강태훈이 옆에서 부드럽게 말했다.
“중학교 때 미술 시간에 네가 꿈꾸던 결혼식을 그렸었잖아.”
그녀는 깜짝 놀랐다. 몇 년도 지난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윤슬은 당시 미술 선생님이 장면을 그리는 방법과 구도에 대해 가르쳐주셨던 것을 떠올렸다.
주변 친구들이 그린 그림을 슬쩍 보니 여행지나 자기 집을 그리는 친구들이 많았다.
하윤슬은 여행도 가본 적 없고 자기 집도 없었기에... 상상 속의 성대한 결혼식을 그렸다.
상상 속에서는 신랑과 신부가 깊은 사랑에 빠져 서로만 바라보고 있었고 결혼식이 끝나면 행복한 가정을 꾸리며 귀여운 아기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윤슬은 그 아이가 부러웠다. 왜냐하면 그 아이는 따뜻한 가정 환경에서 자랄 수 있으니까.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강태훈이 그때 그 그림까지 기억하고 있다는 게 놀라울 뿐이다.
당시에는 단순히 아무 생각 없이 그린 그림이었다.
왜 장미꽃이 이렇게 많은지 묻자 그냥 선생님이 장미꽃 그리는 방법만 가르쳐줬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그림 아직도 가지고 있어.”
강태훈이 마술을 부리듯 그녀가 그렸던 그림을 꺼냈다.
그림 아래에 쓰인 이름이 없었으면 하윤슬은 이 그림을 그렸다는 것도 기억 못 할 것이다.
“네가 어떻게 이걸 갖고 있어?”
그때 매번 그림을 그린 후 미술 선생님이 그림들을 과제처럼 거둬 갔다.
“내가 미술 선생님한테서 받아왔어.”
“...”
“이 일로 그때 미술 선생님이 내가 널 좋아한다는 걸 알았어.”
강태훈은 시선을 돌리지 않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이후로 화학 선생님, 담임 선생님도 알게 됐고.”
그래서 졸업할 때까지 항상 같은 책상에 앉을 수 있었다.
하지만 하윤슬은 이런 일들을 전혀 몰랐다.
그녀는 오직 공부와 아르바이트에만 집중하고 있었기에 다른 데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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