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4화 강태훈, 문신을 지우다
상상했던 꾸지람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전화기 너머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았다.
분명 이것은 강태훈이 듣고 싶었던 말이 아니었다.
늘 단호하고 신속한 강태훈이 이번엔 도리어 피하고 있었다.
김서원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고 그저 상사의 반응을 묵묵히 기다렸다.
오랜 침묵 끝에 그의 목소리가 가볍게 흘러나왔다. 목이 잔뜩 조여든 듯 마치 자신에게 되묻는 것 같았다.
“너도 그렇게 생각해? 하윤슬 씨가... 날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네.”
김서원이 이번엔 단호하게 대답했다.
“제가 보기엔 하윤슬 씨가 대표님께 조금이라도 감정이 있었다면 그렇게 잔인하게 그렇게 미련 없이 떠날 수는 없었을 겁니다. 더는 찾지 마세요. 일부러 숨은 사람은 찾을 수 없습니다.”
수화기 너머는 다시 정적이었다.
김서원은 이를 악물고 죽을 각오로 말했다.
“게다가... 만약 지금 찾는다 해도 하윤슬 씨가 최지석 씨랑... 아주 다정하게 지내고 있는 걸 본다면 대표님... 견디실 수 있으시겠어요?”
왜 강태훈은 아직도 그녀를 찾는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혹시 직접 확인하고 완전히 포기하려는 건지 의심도 들었다.
이번엔 저쪽에서 약간의 움직임이 느껴졌지만 아무 말 없이 통화는 끊겼다.
그 말이 강태훈에게 마지막 한 줄기 버팀목마저 무너뜨린 것이란 걸 그는 몰랐다.
마치 낙타의 등을 부순 마지막 한 올의 짚처럼 젊은 날의 꿈은 정말로 억지로 이룰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강태훈은 자신과 하윤슬이 결국은 잘될 거라 믿었다.
조금만 더 천천히 조금만 더 세심하게 조금만 더 주의 깊게 다가갔다면 또한 아무 일도 없었다면 그들은 일찍 사랑에 빠졌을 것이다.
설령 일이 틀어졌다 해도 언젠가는 사랑하게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에게 너무도 가혹했다.
그는 그 사실이 자기 뺨을 때리듯 처절하게 아팠다.
그 고통이 너무 깊어 다시 일어설 용기조차 잃었다.
차 안에서 그는 창밖을 바라봤다.
모든 풍경이 뒤로 흘러가고 있었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그는 휴대폰을 꺼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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