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화 좀 얌전히 있을 수 없어요?
지금 이 순간, 해솔재는 ‘자신의 집’이 아니라, 명백히 강태훈의 집이라는 사실을 하윤슬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입술을 달싹였지만 목구멍에선 어떤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그녀는 단 한 번만, 딱 이번 한 번만은 욕심내고 싶었고 원래라면 다른 여자에게 돌아갔어야 할 이 따뜻함과 다정함을, 단 몇 순간이라도 자신의 것으로 삼고 싶었다.
“네. 같이 가요.”
아마 전날 밤, 너무 지쳐서였을까, 늘 여섯 시 정각이면 눈을 떴던 강태훈은 드물게도 아직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하윤슬이 눈을 떴을 때, 옆에 누운 그는 조용히 숨을 쉬며 꿈결 속에 잠겨 있었고 한쪽 팔은 자연스럽게 그녀의 허리 위에 얹혀 있었다.
몸은 느긋하게 옆으로 기울어져 있었고 바람에 흩날린 커튼 사이로 스며든 햇살이 그의 또렷하고 잘생긴 이목구비를 은은하게 감싸고 있었다.
그 모습이 너무도 아름다워 하윤슬은 차마 시선을 뗄 수 없었다.
‘내가 이 남자 마음속에 있는 그 여자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 순간, 마음 깊은 곳에서 솟구친 이 감정에 스스로도 놀라 몸이 굳어버렸고 그녀는곧바로 벌떡 몸을 일으켜 침대를 빠져나왔다.
‘대체 내가 뭔데 이런 생각을 하는 거야!’
역시 사람은 단맛을 보게 되면 점점 더 많은 것을 탐하게 되는 법이다.
하윤슬은 욕실로 들어가 차가운 물로 얼굴을 씻으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어젯밤의 모든 감정들을 물속에 씻어 흘려보내듯, 다시 정신을 다잡고 주방으로 향했다.
‘그래, 오늘은 내가 아침밥이라도 준비해야겠어.’
감정은 제쳐두고 적어도 그가 어제 보여준 따뜻함에 대한 감사는 표현해야 하니까.
죽을 끓이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강태훈도 잠에서 깨어났다.
오늘도 여전히 검은 실크 잠옷을 입고 있었지만 헝클어진 머리칼과 아직 덜 깬 나른한 눈빛은 평소의 냉철한 이미지와는 또 다른 부드러운 인간미를 풍기고 있었다.
하윤슬은 긴장이 조금 풀린 채로, 작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금방 돼요. 계란은 어떻게 익혀드릴까요?”
“반숙으로.”
강태훈은 식탁에 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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