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0화 내가 하윤슬을 좋아하는 건 내 마음이야

누가 갑자기 하윤슬의 심장을 꽉 쥐어 잡은 듯 하윤슬은 순간 숨이 턱 막혔다. 강태훈이 허수정과 결혼하지 않은 건 예상밖이었다. “그런데 하윤슬 씨는 어떻게 다른 남자랑 결혼할 수 있는 거죠? 하윤슬 씨는 진짜 너무 독하네요.” 주시완이 혀를 끌끌 차며 비아냥거렸다. “몇 년 전에는 강태훈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놀더니 이젠 또 라이언을 홀딱 빠지게 만들어요? 참, 하윤슬 씨 남자 꼬시는 능력은 인정해야겠네요.” “다 말했어요?” 하윤슬은 싸늘하게 주시완의 말을 잘랐다. 더는 강태훈이라는 이름을 듣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이름만 들어도 하윤슬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주시완 씨가 오늘 저한테 이 얘기를 꺼내는 이유가 뭐든 상관없지만 하나만 분명히 말할게요. 저랑 강태훈은 이제 아무런 관계도 없어요. 제가 정말 강태훈을 찾고 싶다면 방법은 얼마든지 있어요. 주시완 같은 사람들이 제지할래야 제지할 수도 없고요.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전 정말 그 사람과 엮일 생각이 하나도 없어요. 강씨 가문이든 허수정이든 다들 떳떳하면 그만이죠. 저 따위 작은 인물에 신경을 쓸 이유도 여유도 없을 거예요. 그러니까 더 이상 저와 시간을 낭비하지 마세요. 절 비꼬는 말도 소용없어요. 전 그런 걸로 흔들리지 않으니까요.” “이봐요...” 주시완도 자기가 왜 이러는지 사실 잘 몰랐다. 한편으로는 강태훈이 이 여자를 벗어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강태훈의 처지가 불쌍하고 대신 억울했다. 하윤슬은 잘만 살고 있었고 다시 옛 사업에 뛰어들어 빛을 내는 것도 모자라 심지어 다른 남자와 결혼까지 했는데 주시완의 친구 강태훈은 아직도 과거에 묶여 있었다. 주시완은 절대 강태훈의 모든 게 끝났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은 믿을지 몰라도 강태훈이 하윤슬을 언급할 때 보인 눈빛만 봐도 모든 걸 알 수 있었다. “저랑 제 남편은 지금 행복하게 살아요. 라이언 씨에게 직접 물어봐도 돼, 우리 부부 사이가 얼마나 좋은지요.” 하윤슬은 더 단호한 말투로 말했다. 주시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