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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술기운에 드러난 진심

하윤슬은 시간을 아끼기 위해 잠옷 위에 겉옷만 대충 걸친 채 급히 집을 나섰다. 어차피 그를 해솔재에 데려다주기만 하고 바로 돌아올 생각이었으니 굳이 옷을 갖춰 입을 필요도 없었다. 호텔 앞에 도착하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익숙한 검은색 마이바흐였다. 그 차를 보는 순간, 그녀는 이미 강태훈이 도착해 있다는 걸 직감할 수 있었다. “여기, 차 키입니다.” 강태훈의 비서는 그녀를 보자마자 서둘러 다가와 차 키를 건넸다. 그에게선 술 냄새가 나지 않았지만 막상 조수석 문을 열고 올라타자마자 옆에 앉아 있던 강태훈에게서 진한 술 냄새가 훅 끼쳐왔다. “그럼 대표님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비서가 인도 옆에서 가볍게 고개 숙여 인사하자 하윤슬은 순간 당황해 물었다. “같이 안 가세요?” “제가 아직 볼일이 있어서요.” 아무리 생각해도 어이가 없었지만 결국 그녀는 직접 운전석에 앉아야 했다. 슬쩍 옆을 바라보니 강태훈은 정장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채 눈을 감고 있었다. “잠이 들었나...” 차는 어느덧 해솔재 고급 빌라에 도착했고 하윤슬은 조수석 문을 열고 살며시 그를 불렀다. “대표님?”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팔을 걷어붙이고 거구에 가까운 그 남자를 부축하기 시작했다. 온 힘을 다해 간신히 그를 침실 침대에 눕히고 나서야, 그녀는 크게 숨을 내쉴 수 있었다. 그런데 막 돌아서려던 찰나, 단단한 손이 허리를 휘감았다. 순간 그녀는 중심을 잃고 침대 위로 넘어졌고 그 위로 남자의 무게가 그대로 쏟아졌다. “대표님!” 놀란 그녀가 소리쳤지만 이미 그는 그녀 위에 올라탄 채 허리에 얹은 손을 천천히 아래로 미끄러뜨리고 있었다. “지금 취하셨어요! 저, 제가 물 가져올게요!” 당황한 그녀가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그의 단단한 팔에 눌려 도무지 움직일 수가 없었다. “생각은 다 해봤어요?” 그의 목소리는 술기운에 한층 더 낮고 쉬어 있었고 그녀는 당황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무슨 말씀이신지... 그 혹시 결혼한 거 후회돼서 그러시는 거예요? 이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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