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화 지금 당장 단톡방 정리하세요
몸을 일으킨 하윤슬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여기로 이사 오라고요?”
강태훈은 짧고 간결하게 되물었다.
“문제 있어요?”
‘그걸 말이라고!'
하윤슬은 속으로 절규했다. 이쪽에서 짐까지 싸 들고 들어오면 앞으로 퇴근하고 돌아오는 순간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그 차가운 얼굴과 마주쳐야 한다는 건데, 상상만으로도 스트레스성 탈모가 올 것만 같았다. 아니, 적어도 10년은 수명이 단축될 일이었다.
‘게다가, 언젠가 그 첫사랑이라는 여자가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어쩌려고? 둘이 다시 잘 되기라도 하면? 이미 전셋집까지 빼고 들어왔는데 갈 곳도 없고 이 집에 얹혀살면서 둘이 꽁냥대는 꼴이나 지켜보라는 거야?’
그 생각에 이르자, 도저히 입을 다물고 있을 수 없었다. 하윤슬은 진심 어린 거절을 담아 말했다.
“전 여기 사는 건 좀 곤란할 것 같아요. 불편하기도 하고요. 걱정 마세요. 계약 기간 동안 언제든 부르시면 바로 달려올게요.”
그러자 강태훈의 눈매가 가늘어지며 짙게 미간을 찌푸렸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단호하게 가라앉아 있었고 말투엔 일말의 협상 여지조차 없었다.
“부르면 달려온다니... 하윤슬 씨, 지금 본인을 뭐라고 생각하고 그런 말 해요?”
그 말에 그녀는 더는 버틸 수 없어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겠습니다, 대표님.”
그렇게 아침 식사를 마친 강태훈은 곧장 외출했고 하윤슬은 시키는 대로 자신의 자취방으로 돌아가 짐을 싸기 시작했다. 허둥지둥 옷가지며 서류들을 가방에 욱여넣으며 움직이다 보니 어느덧 정오 무렵이 되었다.
그때, 강주하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야, 너 오늘 왜 출근 안 했어? 진 과장 말로는 본사에서 너 휴가 내줬다던데? 이야, 하윤슬 이제 출셋길 탔네? 본사 발령 가는 거 아니야?”
하윤슬은 상황을 얼버무리듯 대답했다.
“아니, 그게... 이번에 연수 들어가야 해서 미리 준비 좀 하려고.”
“근데 너 목소리가 왜 이렇게 축 처졌냐? 딱 들어도 어젯밤 남자랑 격하게 한 판 하고 온 톤인데?”
“야, 그만해!”
하윤슬은 심장이 쿵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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