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7화 그는 그저 하윤슬을 되찾고 싶었다
강태훈은 하윤슬이 보고 싶었다. 그리고 이 집 안에서 그녀와 함께했던 매 순간이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떠올랐다.
술김이 아니었으면 그는 이 말을 절대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을 것이다.
강태훈은 하윤슬과의 긴 전쟁에서 자신이 완전히 패배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망가질 대로 망가져 다시는 일어설 수 없을 만큼 철저하게.
김서원은 그 짧은 한마디만으로도 강태훈이 어떤 마음인지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 깊은 상실감, 어쩔 수 없다는 체념, 그리고 애달픈 마음까지... 듣고 있는 사람조차 가슴이 아플 정도였다.
“대표님, 이제 그만 생각하시는 게 좋습니다.”
“응, 생각 안 해.”
강태훈은 규칙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씁쓸한 미소를 흘렸다.
“안 할게.”
김서원은 한숨을 쉬었다.
“일단 안으로 들어가서 쉬시죠. 술을 많이 드셨고 내일 일정도 있으니까요.”
“응.”
“비밀번호가 뭐죠? 제가 열어드릴게요. 그리고 내일 새로운 걸로 바꾸세요.”
지금 강태훈의 상태로는 비밀번호를 제대로 누르기도 어려울 것 같았다.
강태훈은 비틀거리다가 손으로 벽을 짚으며 말했다.
“비밀번호는... ‘강’과 ‘하’의 첫 이니셜에 우리 둘이 짝꿍이 된 날짜를 붙인 거야. 8월 25일. 0825.”
“...”
김서원은 말문이 막혔다.
강태훈이 원래 일편단심인 건지, 아니면 한 사람에 너무 집착하는 건지, 도무지 판단이 안 됐다.
비밀번호는 풀렸지만 뒤돌아보니 강태훈은 이미 현관 계단에 털썩 앉아 있었다. 달빛에 비춰 늘어진 그의 그림자가 유난히 길고 그만큼 쓸쓸해 보였다.
“대표님...”
“김 비서, 나 생각이 하나 있어.”
“말씀하세요.”
“내 목숨을 걸어서 윤슬이를 협박하면 윤슬이가 돌아올까?”
“잘 모르겠습니다. 하윤슬 씨가 대표님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단정하지 못하겠습니다.”
“그럼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도망 못 가게 붙잡아두면 어떨 것 같아?”
말을 끝낸 강태훈은 스스로도 한심하다는 듯 씁쓸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이제 신사인 척하는 것도 지쳤어. 난 그냥 윤슬이를 원할 뿐인데.”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