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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0화 인연이 없을 뿐이야

“오빠 말이 맞아.” 강태훈이 하윤슬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두 사람의 차이가 너무 커서 강주하는 여간 놀란 것이 아니었다. 여자들이 흔히 재벌남이 자신을 사랑할 수 있다는 환상을 꿈꾸지만 현실에서 함께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았으니. “아이고. 내가 조금만 더 일찍 오빠와 윤슬을 소개해 줬다면 좋았을 텐데.” 강주하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한 뒤, 뭔가 이상한 듯 말을 바꿨다. “아니지. 오빠가 싱글인 걸 알자마자 내가 윤슬을 소개해 줬으니까 이는 좀 더 일찍 여자 친구와 헤어지지 않은 오빠 탓이야.” 그 말에 최지석은 웃음을 터뜨리며 푸석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인연이 아니니 누구 탓도 할 필요 없어.” ... 하윤슬은 비행 내내 자고 있다가 비행기가 착륙하기 직전에야 잠에서 깼다. 눈을 뜨자마자 마주친 건 손으로 상체를 받치고 좌석에 비스듬히 기대어 있던 강태훈의 검은 눈동자였다. 이번 사건으로 그의 살이 조금 빠지긴 했으나 오히려 눈매는 독수리처럼 예리했고, 이목구비는 조각처럼 변했다. 게다가 정장을 안 입고 간단한 흰 티셔츠 차림을 하고 있으니 하마터면 중학생 시절 맑고 단정한 소년으로 되돌아온 착각이 하윤슬은 들 뻔했다. “설마 오는 내내 이렇게 계속 내 얼굴만 쳐다보고 있었던 건 아니지?” 하윤슬은 그의 손에 깊은 자국이 팬 것을 보며 물었다. ‘이건 이 자세를 꽤 오래 유지하고 있었다는 뜻이야.’ “너무 오래 보고 있지는 않았어. 서너 시간 정도.” 그 말에 조금 민망해져 하윤슬은 얼굴이 빨개졌다. “이제 착륙할 때 되지 않았나? 아마 주하가 이미 나와 있을 거야.” “주하 씨더러 나오라고 한 거야?” “응.” 강태훈은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사실 네게 할 말이 있어.” 그의 표정이 진지한 것을 보고 하윤슬이 황급히 물었다. “무슨 일인데 그래?” “시완도 마중 나왔거든.” 최지석은 강주하와 두 아이를 공항에 데려다준 뒤에 바로 자리를 떴다. 하윤슬과 강태훈이 함께 있는 모습을 차마 볼 수가 없어서 일부러 피하려고.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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