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화 세 날만 기다려 주세요
그녀는 갈라지는 목소리로 애원했다. 주시완은 마음이 약해져서 거절할 수 없었다.
그동안 봐왔던 허수정은 늘 우아한 자태를 유지했고 고고했다. 그녀는 강태훈을 만나기 위해 처음으로 다른 사람에게 빌었다.
“알겠어.”
주시완은 긴 한숨을 내쉬고는 병실을 나섰다. 그는 실외 흡연구역으로 가서 담배에 불을 붙이고 강태훈에게 전화를 걸었다.
강태훈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무슨 일로 연락한 거야?”
“허수정의 상태가 심각해서 너한테 연락했어. 여러 가지 검사를 받고 수속을 밟아야 해서 바빠. 병원에 와서 도와주면 안 돼?”
“오늘 일찍 집에 들어가야 해서 못 갈 것 같아.”
주시완은 강태훈이 거절할 거라고 예상했다.
“태훈아, 어떻게 허수정이 수술을 받았는데도 이럴 수가 있어? 밤을 새우면서 회사 일을 처리하다가 급성 맹장염에 걸린 거야. 우리 셋은 어릴 적부터 친하게 지낸 친구잖아. 친구가 아니어도 강우 그룹 대표로서 입원한 사원을 보러 올 수 있는 거 아니야?”
“만약 허수정이 남자였다면 진작에 갔을 거야. 하지만 나는 유부남이기에 그럴 수 없어.”
“유부남이 뭐 어때서 그래? 결혼하면 친구를 다 버리기라도 하겠다는 거야?”
주시완은 화가 나서 씩씩거리면서 말했다.
“허수정이 네 도움이 필요할 때 오지 않는 걸 보니 알겠어. 나중에 내가 쓰러져도 넌 달려오지 않을 거야.”
강태훈은 멈칫하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조금 있다가 하윤슬한테 시간이 되는지 물어보고 같이 갈게.”
말을 마친 그는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 주시완은 허수정의 부탁을 들어주겠다고 한 것이 후회되었다.
‘하윤슬과 같이 병문안을 올 바에는 오지 않는 게 낫겠어.’
한편, 강우 그룹 회의실.
하윤슬은 김서원이 발표하는 것을 들으면서 노트에 요점을 정리해 두었다.
김서원은 잠시 자료를 정리하고 있었다. 조용한 회의실에 그녀가 글을 쓰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하윤슬은 회의가 끝난 뒤에도 필기한 것을 정리하고 있었다. 김서원은 천천히 다가와서 말했다.
“하윤슬 씨는 언젠가 큰 성과를 이룰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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